교착 국면 한미 관세협상…경주서 실마리 풀릴까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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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안보실장 “목표지점은 한미 정상회담…경주 향해 노력”
李 방미에도 진척 없어, 정상 간 담판 통해 돌파구 마련 복안
우리 측 ‘합리성’ 호소에도 트럼프 “선불” 완강, 여권 반감 고조
그러나 경주 APEC서 돌파구 못 찾으면 우리 산업 피해 막심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양국 간 현격한 의견 차이를 보내며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7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관세 협상 경과와 관련, “하나의 목표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차기 (한미) 정상회담 계기일 것”이라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이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을 두고 공개적인 이견을 표출하는 상황에서 정상 간 담판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에 대해 ‘선불’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협상 전술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며 “우리가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낼 수는 없다”고 거듭 밝히기도 했다.

실제 관세 협상은 기대를 모았던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서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방미 기간 트럼프 대통령 대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 “한국은 경제 규모와 외환시장 및 인프라 측면에서 일본과 크게 다르다”면서 ‘상업적 합리성’에 입각한 미 측의 협상 변화를 요구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왔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직후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에 대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해당 투자금이 한국 관세 인하의 전제 조건임을 재차 못 박았다.

이 대통령의 직접 호소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완강한 태도를 거두지 않자, 여권 내부의 강경 대응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원외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지난 27일 ‘3500억 달러 현금 요구, 트럼프 정부는 한국을 파산시키려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언급에 대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도 정도가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는 국내 부정적 여론을 환기해 정부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는 난망한 상황이다. 특히 미 측은 자동차 관세 25% 부과에 이어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도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우리가 주최국인 이번 경주 APEC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든 몇 차례 회동할 가능성이 높다. 경주 APEC에서마저 두 정상 간 타결의 실마리를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 협상의 장기 교착으로 인해 국내 산업의 막대한 피해가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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