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층간소음' 해답은?
“윗집에서 보복 소음 내는 것 같아요.”, “새벽부터 짓고 있음.”, “윗집 복수 방법 공유 부탁드려요.” 층간소음 피해자들의 모임인 한 포털 카페에 올라온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들의 아우성이다. 최근에는 ‘층견소음’이란 말이 통용될 정도로 반려동물로 인한 층간소음 갈등도 빈발하고 있다. 층간소음은 아파트가 보편화된 현대사회의 대표적 민생 현안이지만, 속 시원한 정부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가 건설사 등 이해관계자의 반발을 의식해 땜질 처방·임시 대책만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박영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이사는 지난 26일 ‘공동주거시설 층간소음관리법 제정 국회 토론회’에서 “층간소음 문제를 더 이상 개인 간 분쟁이 아닌 부실한 건축 시공과 품질관리, 층간소음 기준의 미흡함과 실효성 부족 등을 원인으로 봐야 한다”며 ‘공동주거시설 층간소음관리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경실련이 최근 분석한 층간소음 관련 형사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층간소음에 따른 살인·폭력 등 5대 강력범죄가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나 급증했다. 경실련은 2022년부터 층간소음 문제를 단순한 이웃 간 분쟁이 아니라 공동주거시설 시공사의 책임 문제로 보고, △신축 시 전수조사 의무화 △기준 초과 시 벌칙 강화 △층간소음 표시제 도입 등을 촉구해 왔다. 특히, 경실련은 준공검사 시 공동주거시설의 모든 동·호수 바닥충격음을 실측하고 국가 및 지자체가 이를 관리·감독해 결과를 공개토록 하는 내용의 ‘공동주거시설 층간소음 관리법’ 제정 청원안을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복기왕 의원은 공동주택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바닥충격음 차단시설 설치와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소음방지 협의체를 운영해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9일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하반기부터 설계하는 모든 공공주택에 ‘층간소음 방지 1등급 기술’을 전면 적용한다. 층간소음 문제는 공동주거시설의 주민을 잠재적 피의자나 범죄 유발자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비용’의 문제로 접근하거나 이웃 간 갈등으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보다 강력한 대책과 처벌, 지자체의 부담 등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역할만이 근본 대책이 될 수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