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은 정권 바뀌어도 변치 않을 한일 공통 관심사 [부산 첫 한일 정상회담]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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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주요 의제는

이 대통령, 지방 소멸 방지 역점
이시바, 지방창생 2.0 전략 주도
둘 다 수도권 일극체제 대안 관심
부산 회담도 이런 공감대가 바탕
과거사 문제 언급 가능성 낮을 듯
의제 아니지만 대미 협상 조언도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지역’이 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 극심한 수도권 일극 체제 상황에서 지방 인구 유출 문제와 지역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역 의제를 필두로 인공지능(AI), 수소에너지 등 미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외에 비공식 주제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대미 관세 협상에 대한 의견도 공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공통 해결 과제인 인구 문제, 지방 활성화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다. 이번 회담이 부산에서 개최되는 것도 양국 정상이 앞서 지역균형발전에 공감대를 쌓은 데서 비롯된다. 지난달 23일 이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지방균형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걸로 아는데, 다음 셔틀 외교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하면 서울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에서 뵀으면 좋겠다”며 깜짝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후 약 한 달여 만의 부산 한일 정상회담 개최로, 이번 이시바 총리의 방한은 이 대통령의 제안에 따른 답방 성격을 지닌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모두 균형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반부터 지역균형발전과 지방 소멸 방지를 시급 과제로 꼽은 바 있고, 이시바 총리 역시 도쿄가 아닌 지방을 살려 일본 전체의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취지의 ‘지방창생 2.0’ 전략을 강하게 추진했다. 이에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공통 과제인 지역 소멸, 인구 유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공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시바 총리의 언급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비교적 전향적 태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이시바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유의미한 언급을 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는 평가다. 내달 퇴임을 앞둔 상황 속 이시바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 견고하지 않은 점도 고려 대상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시바 총리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후 80주년 담화’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시바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가진 생각과 소신은 남다르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난항을 겪고 있는 대미 관세 협상은 이번 회담에서 정식 의제로 올라가진 않는다. 다만 대미 협상과 관련해 이시바 총리가 개인적인 견해를 이 대통령에게 언급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위 실장은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가고, 우리가 뒤에 가고 있기에 일본의 경험이나 생각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적절한지 (양 정상이) 지혜를 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이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하기 전 이시바 총리에게 대미 협상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위 실장은 회담에서 성과가 나오더라도 지속성이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두 정상이 논의하고자 하는 의제는 인구 소멸, 지방 활성화 등 정권을 넘어 한일 양측이 공동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며 “정부가 바뀌더라도 문제의식은 같기 때문에 지속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위 실장은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우리나라에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를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대해서 “(우리가) 최근 3500억 달러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한 것에 대한 응답인지,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며 “우리의 입장에서 3500억 달러의 현금을 내는 건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그래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 실장은 한국인 근로자 구금사태로 촉발된 한미 비자 제도 개선 협의에 대해서는 “비자 문제가 잘 되면 3500억 달러 (투자와) 무관하게 한미 투자 과정은 나아질 것”이라면서 “이 문제와 비자 문제가 연결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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