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증감법’ 상정 후 또 수정 … 국힘 "졸속 입법"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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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급 적용 조항 넣었다 반발 일자 삭제
법사위원장 명의로 고발 가능 내용 담아
국힘 "소수당 권한 봉쇄하는 독소 조항
국회의장보다 추미애 위원장이 더 실세"
우원식 의장 측도 여당에 문제 제기해

국민의힘 박성훈(부산 북을) 의원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박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박성훈(부산 북을) 의원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박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려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감법) 개정안에 대한 ‘졸속 입법’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직전 수정안을 냈던 민주당이 해당 수정안에 대해서도 내부 이견이 분출되자 ‘재수정안’을 검토하면서다.

민주당은 당초 29일 오후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직후 곧바로 국회 증감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증감법 원안에 대한 수정안을 급하게 제출했다. 원안에는 활동 기한이 끝난 국회 특위에서의 위증을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이 고발할 수 있게 하고, 특히 소급 적용을 가능하게 했다. 이미 활동을 종료한 12·3 계엄 관련 내란 국정조사 특위에 출석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전 부총리,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위증으로 고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 법안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한덕수 표적법”이라고 반발했고, 법조계에서도 소급 조항을 놓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민주당은 수정안에서 소급 적용 조항을 삭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수정안에서 위원장이 고발을 거부할 시 재적 과반 연서(서명)로 고발할 수 있게 하고, 위원회 활동이 끝나 고발할 위원회가 불분명할 때는 ‘법사위원장 명의’로 고발할 수 있는 내용을 대신 담았다.

이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증언감정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를 한 시간 앞두고 갑작스레 수정안을 제출했는데, 수정안은 다수당만 위증죄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소수당의 권한은 봉쇄하는 ‘고발권 독점’ 조항을 추가했다”며 “완전히 일당 독재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박성훈 의원도 “소급 적용 조항 삭제나 고발 주체 변경과 같이 상정한 안을 또다시 수정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졸속 입법이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회의장 대신 법사위원장으로 고발 주체가 넘어간 데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보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더 실세라는 얘기”라는 말도 나왔다.

이에 우 의장 측에서도 민주당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내에서도 법사위를 타 상임위와 본회의를 넘어서는 ‘상원’으로 비칠 수 있게 한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장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 같아 부담을 덜려고 고발 주체를 바꿨던 것이었는데 의장 측에서 원칙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며 “내부 추가 논의를 거쳐 재수정안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최근 민주당의 3대 특검법 합의 번복, 금융 관련 조직 개편 백지화에 이어 필리버스터 와중의 증감법 재수정까지 검토되자 정치권에서는 집권 여당이 속도전에 매몰돼 졸속 입법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은 이번 졸속 입법 논란을 계기로 법사위원장을 관례대로 원내 제2당 몫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당 관계자는 “추미애 법사위 독재 체제가 계속되는 한 대한민국 국민은 안 봐도 되는 더 많은 촌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재수정안을 제출할 경우, 상임위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법안을 수정하려면 다시 상임위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그런 것에 대해서도 강력히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증감법은 정부조직법을 시작으로 민주당이 강행을 예고한 4개 법안 중 마지막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26일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27일 통과), 국회법 개정안(28일 통과) 등이 모두 졸속 개악법이라며, 향후 모든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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