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10주년… 더 많은 주거취약계층 자립 도울 것"
사회적기업 빅이슈 부산네트워크
부부 정운기·김보라 씨, 공동대표
홈리스에 잡지 판매, 일자리 제공
판매원 보증금 지원 등 자립 선물
사회적기업 빅이슈코리아 부산네트워크의 정운기(왼쪽), 김보라 공동대표.
사회적기업 빅이슈코리아의 부산네트워크가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빅이슈는 홈리스(주거취약계층)에게 잡지 판매로 합법적인 수입을 얻을 기회를 제공하여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이다. 1991년 영국에서 시작된 이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으며, 부산에서는 2015년부터 정운기, 김보라 공동대표가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두 사람은 부부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빅이슈 부산네트워크를 맡은 계기는 한 다큐프로그램에서 빅이슈를 접하고 나서다. 김 대표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일할 기회를 통해 자립을 돕는다는 점이 정말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시 부산에서는 빅이슈 잡지를 살 곳이 없었다”며 “부산에도 이 모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수차례 서울에 있는 빅이슈코리아를 방문한 다음에야 부산네트워크 문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빅이슈의 사업 모델은 명확하다. 홈리스 판매원, 즉 ‘빅판’에게 잡지를 공급하면 이들이 직접 판매하고, 판매금액의 50%를 수입으로 가져간다.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원의 노동에 대한 의지라고 한다. 정 대표는 “다른 복지기관처럼 찾아온다고 무조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정말 일할 의지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말은 원칙적이지만, 두 사람은 빅판이 되면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자립에 진심을 가진 빅판에는 보증금 지원, 자립에 성공한 빅판에게는 축하금을 주고 중고장터에서 TV나 냉장고를 구입해 자립 선물을 준 적이 부지기수다. 판매원들을 위한 지출이 많다 보니 운영 수입은 항상 마이너스라고 한다. 부족한 운영비는 두 사람이 본업 외에 여러 개의 다른 일을 하는 ‘N잡러’로 활동하며 충당해 왔다.
두 사람의 노력 끝에 지난 10년 동안 빅이슈 부산네트워크를 통해 자립에 성공한 사람은 20여 명에 이른다. 물론 훨씬 더 많은 이들이 빅이슈를 통해 자립을 꿈꿨지만,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의 과정을 겪었다. 정 대표는 10년의 시간 동안 세 명의 빅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빅판들에게는 보통 주 5일에 5시간 이상 근무할 것을 요구하는데, 한 분은 오전에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판매를 하며 결국 요양보호사가 됐다. 또 다른 분은 경비원이 됐다가 창업까지 성공했다”며 “자립에 성공한 분들 소식이 들릴 때마다 그 보람은 정말 크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빅이슈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며 아쉬움도 내비쳤다. 한때 많은 사람이 알고 구매에 동참했지만, 최근에는 그 관심이 상당히 줄었다. 부산 지역의 빅판은 한때 13명까지 있었지만 현재는 2명으로 감소한 상태다.
정 대표는 “빅이슈는 이름 그대로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 대중의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사실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도 “지난 10년간 빅이슈를 구매해주신 시민들 덕분에 20명의 홈리스가 자립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거리의 빅판들을 보시면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