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연 “국정자원 화재 인한 시스템 마비, ‘지역 데이터 주권’ 부재 허점”
화재 발생 17일째 시스템 복구율 30%대 머무르는 상황
“지역 스스로 데이터 관리하는 분산형 체계로 전환해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여파로 정부 주요 시스템은 물론 지방행정까지 멈춰 서면서 ‘지역 데이터 주권 부재’라는 국가 구조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부산시의회에서 제기됐다.
12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서지연(사진·비례) 의원은 지난 10일 논평에서 국정자원 화재를 중앙집중형 데이터 관리의 위험성을 보여준 ‘디지털 재난’으로 규정했다. 이어 “대전의 한 건물 화재로 부산 시민의 민원 발급이 중단되고 지역 기업의 행정 처리까지 멈췄다”며 “왜 부산의 데이터가 대전에서 관리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사태 발생 17일째인 이날 낮 12시 기준 정상화된 시스템은 249개로 복구율은 35.1%에 머문다. 중요도가 큰 1등급 시스템은 3분의 2 이상 복구됐지만, 대국민 서비스 전반의 체감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 의원은 “데이터 주권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자치의 핵심”이라며 “중앙 의존 구조에서는 위기 대응이 늦고 지역 맞춤형 정책도 어렵다. 한 곳의 재난이 전국적 마비로 이어지는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이 스스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분산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부산이 자체 통계와 시민 빅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분산형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디지털 행정의 근간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또 다른 ‘디지털 재난’이 반복될 것”이라며 “진정한 지방분권은 데이터 인프라의 분산과 독립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서 의원은 “정부는 복구율만 발표할 뿐, 어떤 데이터가 유실됐고 복구가 불가능한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정부가 AI 국가를 선언하며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진출을 환영하지만, 정작 AI가 학습해야 할 공공데이터의 무결성조차 보장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왜곡된 데이터 위에 구축된 인공지능은 국민을 오도하거나 허위 정보 생산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