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8월까지 ‘감금 신고’ 330건… 캄보디아 파견 경찰 3명으로 역부족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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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코리안 데스크’ 설치 추진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한 뒤 숨진 사건 관련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 대변인 명의 발표문. 연합뉴스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한 뒤 숨진 사건 관련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 대변인 명의 발표문.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살인 사건이 최근 크게 늘었지만, 그동안 한국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인 감금 신고가 급증한 데다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이 고문으로 숨져도 올해 현지에 추가로 파견한 경찰은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캄보디아 현지 대사관 인력 15명 중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경찰은 주재관 1명, 협력관 2명 등 3명이다. 당초 경찰 주재관 1명에서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이 1명씩 추가로 투입됐다. 이들은 캄보디아 현지 경찰과 공조, 국제 공조수사 지원, 범죄 피해자 대응 지원, 해외 범죄자 송환 업무 등을 담당한다. 하지만 경찰 3명 등이 급증하는 범죄에 대응하긴 역부족이다. 올해 1~8월에만 캄보디아에서 취업 사기 후 감금을 당했다는 신고가 한국 공관에 330건 접수됐다. 지난해 220건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캄보디아는 중국 자본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수년 전부터 ‘피싱 범죄’ 중심지로 떠올랐다. 중국·베트남·태국뿐 아니라 한국인 연루 범죄도 급증했다. 한국인 감금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에 머물다가 2023년 17건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와 올해 급증한 실정이다.

범죄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도 한국 정부는 적절한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소탕 작전을 전개해 도박·사기 피의자 240명을 전세기로 압송했지만, 한국 경찰 등에선 외교적 현실에 발목이 잡혔다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와 담당 기관은 뒤늦게 대안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12일 경찰청은 캄보디아 현지에 ‘코리안 데스크’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경찰과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양자 회담을 열어 ‘코리안 데스크’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과 경찰관 파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2년 필리핀에 처음 설치된 ‘코리안 데스크’는 현지 경찰 기관에 파견한 한국 경찰이 한인 대상 강력 범죄 등을 전담한다.

경찰은 캄보디아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수사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국가수사본부장의 캄보디아 방문도 추진 중이다. 인터폴과 아세아나폴 등 국제 경찰기구와의 초국경 범죄 합동작전도 전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국제 공조수사 인력을 30명 보강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외교부에 총력 대응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캄보디아 범죄 관련 보고를 받고,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10일 주한캄보디아 대사를 초치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쿠언 폰러타낙 주한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한국인 취업 사기와 감금 피해가 이어지는 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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