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커피 브랜드 본사 영업익 4년 새 140% 폭증…가맹점 수익은 정체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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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가맹점 평당 매출은 1.5% 증가 그쳐
거리제한 폐지 이후 과밀 출점 경쟁 심화
폐업률도 4.6%로 4년 새 배 가까이 상승

허영 국회의원. 허영 의원실 제공 허영 국회의원. 허영 의원실 제공
허영 의원실 제공 허영 의원실 제공
허영 의원실 제공 허영 의원실 제공

국내 상위 10개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의 영업이익이 최근 4년 새 무려 140% 폭증한 반면에 커피 가맹점 수익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상위 10개 커피 프랜차이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들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의 평균 매출은 2020년 892억 원에서 2024년 2062억 원으로 131%,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2억 원에서 245억 원으로 140%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최근 4년간 상위 10개 커피 브랜드의 가맹점 수는 98.3%(7914개→1만 5692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가맹점의 평당 매출은 1.5%(1499만 원→1522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4년 새 본사의 이익 증가율(140%) 과 비교하면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10개 브랜드 중 6개는 가맹점의 매출이 전년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커피 가맹점 폐업률 역시 2020년 2.4%에서 2024년 4.6%로 2.2%포인트(P) 상승하며 배 가까이 높아졌다.


허영 의원실 제공 허영 의원실 제공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들의 수익 악화와 무관하게 신규 계약에서 얻는 가맹비, 교육비, 물품 공급 마진(로열티) 등을 통해 출점이 늘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거리 제한 규제 폐지 이후 ‘과밀 출점 경쟁’이 커피 가맹점 수익 악화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최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는 ‘3000호점 돌파’ 등 경쟁에 나서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2011년 ‘가맹점 간 출점 거리 제한(500m 이내)’이 자유경쟁 침해를 이유로 폐지된 이후, 매장 간 거리가 200m도 안 될 만큼 짧아지고 브랜드 간 출점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편의점 업계는 여전히 ‘상권 거리제한 자율규약’을 통해 출점을 조정하며, 동일 상권 내 점포 간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반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거리제한 폐지 이후 자율규제가 부재해 상권 포화와 가맹점 간 매출 잠식의 원인으로 보여진다.

허영 의원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14년 전 거리 제한 규제가 폐지된 후 무제한 출점 경쟁으로 흘렀다"며 "본사는 단기 출점 경쟁을 멈추고,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상권 포화도와 거리 제한을 반영한 자율규제 기준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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