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실장·산업장관 동시 방미 출격…한미 APEC 임박 속 '집중협상'
한국 외환위기 우려에 미국도 '일부 이해 반응'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중 직접투자 비중 쟁점
구윤철, 협상 측면 지원…범정부 '올코트 프레싱'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이 총 3500억 달러(499조 원)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체화 방안을 놓고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담을 위해 16일 함께 출국한다.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마지막 각료급 대면 협상이 될 가능성이 커 양국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과 산업통상부는 15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실장과 김 장관이 16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고 각각 공지했다. 두 사람은 함께 워싱턴 DC로 이동해 대미 관세 협상의 '키맨'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협상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 투자 구체화를 놓고 우리 측의 '수정 제안'이 제시되고 미국이 이에 '일부 반응'을 보인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협상은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중 한국의 부담 능력과 외환 시장 불안 방지를 위해 '합리적 수준'에서 현금 투자 규모를 묶어두는 '안전판'을 확보하고자 하는 한국 측의 관심사에 미국 측이 어느 정도 화답할 것인지에 성패가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지만 이행 방안을 놓고는 큰 이견을 보여 왔다.
이런 가운데 그간 러트닉 장관과 협상에 임하던 김 장관에 더해 김용범 정책실장까지 가세한 것은 향후 중대 분수령이 될 APEC 계기 한미 정상 회동을 앞두고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5∼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계기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관세 협상을 측면 지원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도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지속이 부담스럽고, 미국 역시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조선 등 자국 산업 부흥과 공급망 강화에 한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 상호 유연한 해석이 가능한 문구를 중심으로 절충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이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를 '필요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통화 스와프 체결은 연방정부가 아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권한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우리 측 주장이 한국의 '부담 능력 제한'을 강조하기 위한 협상 전략 차원의 카드라는 관측도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희토류 등 전략 자원 무기화 움직임과 한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상징인 한화필리조선소 제재 등 상황이 한미 타협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