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살이 정보' 16개국 언어로… AI 번역앱 '다가치'의 매력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역 스타트업 월드다가치 제작
일자리·주거 등 생활 정보 공유
국내외 20곳 오프라인 센터 운영
외국인 정착 실질적 기반 플랫폼

월드다가치 권해석(왼쪽) 대표와 김상현 부대표. 월드다가치 권해석(왼쪽) 대표와 김상현 부대표.

부산에 살고 있는 한 외국인이 “아르바이트비를 받지 못했다”는 글을 올리자, 커뮤니티에 참여 중인 노무사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했다. 일자리와 주거, 행정, 법률 등 한국 생활의 벽에 부딪히는 외국인들에게 AI보다 가까운 건 결국 사람의 연결이었다.

부산 스타트업 (주)월드다가치가 만든 앱 ‘다가치’(DAGACHI)는 이런 연결을 돕는 AI 기반 다국어 소통 플랫폼이다.

다가치는 한국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생활 정보를 손쉽게 공유하고 지역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용자는 각자의 모국어로 글을 올리고 댓글을 남길 수 있다. 모든 내용은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등 16개 언어로 자동 번역된다.

월드다가치는 단순히 앱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국인과 직접 만나는 접점을 넓히고 있다. 국내 15곳과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3개국 5곳에 오프라인 센터를 세워 외국인 축제, 대학 행사, 체육대회 등 현장을 찾아다니고 있다. 국내 센터는 연내 2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월드다가치 권해석 대표는 “외국인에게 가장 절실한 건 번역이 아니라 생활 속 소통이라는 것을 일본 유학 시절 경험했다”며 “누구나 자기 언어로 일상 문제를 묻고 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가치는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외국인 정착의 실질적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실제 앱에서는 일자리·주거 게시판이 가장 활발하다. 외국인 입주를 꺼리는 집주인이나 보증금·등록증 문제로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이용자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노무사·행정사·법률 전문가가 커뮤니티에 상주해 상담을 제공하고,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

월드다가치는 현재까지 병원·학교·지자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등 620여 곳과 협약을 맺었다. 권 대표는 “기관 협약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인프라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가치가 부산에서 출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항만과 산업단지가 밀집한 부산은 유학생, 이주노동자, 관광객이 공존하는 대표적인 다문화 도시다. 권 대표는 “글로벌 소통의 전초기지인 부산에서 먼저 ‘소통의 모델’을 완성해 전 세계로 확산하겠다”고 강조했다.

다가치는 외국인과 소상공인을 잇는 생활형 로컬 플랫폼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음식점, 병원, 미용실, 상점 등 업소들이 매장을 소개하면 외국인 고객의 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김상현 부대표는 “외국인 손님을 받고 싶어도 알릴 방법을 모르는 가게들이 많다”며 “다가치는 외국인과 지역 상권을 잇는 로컬 커뮤니티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다가치는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전에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 5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내년 상반기 10만 명, 하반기 1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센터를 중심으로 현지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이용자 위치에 따라 지역 소식을 자동 추천하는 위치기반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기술 스타트업=젊은 창업가’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50대 창업자들이 만든 플랫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권 대표는 국내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 앱 ‘아파트너’의 설립자로, 생활밀착형 플랫폼 경험을 다가치 서비스에 접목했다.

권 대표는 “다가치의 출발점은 기술이 아니라 소통”이라며 “외국인과 한국인이 서로의 언어로 일상을 나누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진짜 정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우리는 외국인 시장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