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야 역사 담은 김해 대표 커피 브랜드로 해외 진출 시동” 장윤정 가야당(주) 대표
수로·황옥·가야 곡도 등 잇단 출시
김해 역사 심취, 로컬 브랜드 주력
복지시설 카페서 근무 커피와 인연
바리스타 강사로 영역 확대 보람감
“많은 관광객이 대전에 가면 성심당에서 빵을 사고 부산에 가면 어묵을 사야 한다고 하잖아요. 김해를 찾는 사람은 가야당에서 커피를 사 간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로컬 브랜드 개발을 창업의 핵심 가치로 삼은 가야당(주) 장윤정 대표가 밝힌 포부다. 그는 김해 대성동고분군에서 나온 ‘가야 곡도’를 모티브로 지난달 디카페인 커피 제품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대성동고분군은 가야 지배층 무덤으로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 곡도(曲刀)는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해 재조명받았다. 주인공 ‘미라’가 사용하는 곡선형 칼날 무기가 대성동고분군 23·24·70호 고분 등에서 나온 가야시대 철제 곡도를 모티브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곡도는 긴 자루와 결합해 원거리에서 베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야무사상이 들고 있는 창의 끝에 달린 칼날과도 같은 모양이다. 장 대표는 이번에 신제품 ‘가야’를 출시할 때 포장지 겉면에 곡도를 든 기마무사를 그려 넣었다.
곡도는 가야지역 중 유일하게 대성동고분군에서 발견됐다. 4세기 중엽에 사용된 것으로 본다.
장 대표는 “10년 전 우연히 김해문화의전당에서 ‘김해바로알기’ 수업을 듣게 됐는데, 김해 역사가 무척 흥미로웠다”며 “이후 학습모임이 만들어져 지금도 매월 두 번씩 모여 공부하는데, 대성동고분박물관 송원영 관장님과 전 국립김해박물관 임학종 관장님이 스승”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야를 포함한 김해 역사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두 분이다. 신제품에 곡도를 든 기마무사를 접목할 때도 두 분 관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앞서 2021년에는 가락국 시조 왕이었던 수로왕과 그의 아내 허황옥에서 이름을 딴 커피 제품 ‘수로’와 ‘황옥’을 개발해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지역 콘텐츠가 가진 힘을 믿었던 장 대표는 업체명도 ‘가야의 집’을 의미하는 가야당으로 지었다.
가야당이 지금 자리에 문을 연 시기는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0년이다. 당시 이곳 불암동에는 바리스타 학원이 있었고 장 대표는 5년간 원장으로 근무하다가 학원을 인수했다. 그때 가야당 카페를 함께 열었고, 이후 직접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공장도 인근에 마련했다.
장 대표는 창업 전 사회복지시설이 운영한 카페에서 일했던 경험도 사업에 녹였다. 자칫 고립된 환경에서 놓일 수 있는 장애인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매개로 커피를 떠올린 것이다. 직접 장애인 대상 바리스타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가야당에서 일하게 했다.
그는 사회복지법인의 카페에서 일할 때 같이 근무하던 장애인 직원을 이해하기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땄다. 2012년부터 3년간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과 창원시직업재활센터, 학교 등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상대로 수많은 바리스타 양성 교육을 제공했다.
장 대표는 “커피는 내 인생의 모든 찰나를 연결해 주는 고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해 예전부터 일본을 자주 오갔는데, 일본의 경우 소지역에도 그곳의 브랜드가 있고 그 지역에서만 살 수 있어 가치가 있다”며 이점에 착안해 로컬 브랜드 개발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내실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가야당 커피를 세계 무대로 올리는 게 목표이다.
장 대표는 “틈틈이 국내외 수출상담회를 찾는데 해외 판로 개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품 표지에 그려진 한복을 입은 왕과 왕비는 외국인에게 한국적인 것으로 느껴진다고 한다”며 “가야의 색을 좀 더 진하게 입혀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로컬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