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전체 지능적 운영 새 패러다임
‘AI 운전 내비게이터’ 자체 개발 기염
‘안전·효율·환경’ 동시 달성 새 모델

한국남부발전 관계자가 ‘2024 BIXPO’ 행사에서 ‘AI 운전 내비게이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제공

한국남부발전(사장 김준동)이 ‘자율운전 발전소 구현’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향해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발전소는 방대한 데이터를 운전원이 직접 확인하고 제어해야 했으나, 남부발전은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접목해 발전소가 스스로 최적 운전 전략을 도출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발전소 전체를 지능적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위해 남부발전은 실시간 제어 알고리즘, 안전성 검증 체계, 특화 AI 모델 학습 등 다양한 연구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자율운전의 토대가 되는 성과는 이미 나왔다. 남부발전은 2024년 지역 중소기업과 협력해 ‘AI 운전 내비게이터’를 자체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기동 조건별로 최적화된 운전경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어떤 운전원이 조작해도 표준 기동 패턴을 유지함으로써 발전소의 최적 운영을 가능하도록 한다. 운전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으로 최적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발전소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강화한 것이다.

특히 ‘AI 운전 내비게이터’는 복잡한 운전 조건에서도 실시간으로 수백 개의 데이터를 실시간 비교·분석해 운전원이 놓치기 쉬운 작은 변화까지 포착해 최적의 조작 방안을 자동으로 제안한다. 실제 시범 적용 과정에서 연료 소모가 줄고 설비 안정성이 향상되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나타났다. 현장 운전원들 역시 “경험에 의존하던 불확실성을 줄여 의사결정이 빨라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AI 운전 내비게이터’는 국내를 넘어 국제 무대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2024년 대만에서 열린 이노테크(Innotech) 국제 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남부발전이 개발한 발전소 AI 기술의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남부발전이 추진해 온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확인한 계기였다.

남부발전은 ‘AI 운전 내비게이터’를 출발점으로, 최종 단계인 완전 자율운전 발전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초기에는 운전원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가이드형’ 중심이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직접 제어 명령을 수행하는 자율운전 체계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운영 데이터 학습 고도화, 안전 우선의 검증 프로세스, 실증 기반 제어 기술 내재화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긴급 상황에서는 운전원이 개입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방식을 병행해 자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남부발전은 자율운전 기술을 통해 발전소 운영의 안전·효율·환경을 동시에 달성하는 미래형 발전소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내 AI 전문기업과 협업을 통해 공공-민간 상생 모델을 구현함으로써 국내 AI 생태계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새 정부가 탄소중립 10대 핵심기술 중 하나로 에너지 AI 기술을 제시한 가운데 ‘AI 운전 내비게이터’는 이러한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은 “AI 운전 내비게이터는 세계가 인정한 기술”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자율운전 발전소 시대를 열어, 국내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