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36년 기술평가 노하우로 ‘유니콘 기업’ 성장 사다리 놓는다
세계시장에 통하는 스케일업 기업 발굴
기술보증·보호·평가까지 ‘전방위 지원’
1호 벤처기업지원전문기관으로 지정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예비유니콘 기업 (주)고피자를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기술보증기금 제공
기술보증기금이 창업기업이 ‘아기유니콘’(초기 단계)에서 ‘아기유니콘 플러스’(중기 단계)를 거쳐 예비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적인 보증 평가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성장 사다리를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예비유니콘에 대한 특별보증을 통해 이들 기업이 민간금융사로부터 적기에 투자를 받을 수 있게 해 8개 사는 실제 유니콘기업으로 성정했으며 13개 사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30일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기업 성장촉진 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기관을 ‘벤처기업지원전문기관’으로 지정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기술평가와 정책금융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온 기관으로, 축적된 노하우와 현장 기반 데이터, 전문 인력을 통해 기술 중심의 신용보증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역량을 인정받아 2024년 11월 기보는 ‘제1호 벤처기업지원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특히 기보는 36년 이상 축적된 기술평가 모델과 100만 건 이상의 기업 상담, 현장 실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기보는 1989년 설립 이후 36년간 기술보증 502조 원, 보증연계투자 5962억 원, 기술이전 9800여건, 기술보호 1만 5000여 건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에 기여해왔다. 또 보증을 넘어 인수합병(M&A), 기술보호, 전문기술평가 등 비금융적 지원을 결합해 벤처기업의 스케일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가운데 기보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 스케일업 기업을 발굴하고 집중 육성하기 위한 대표 프로그램이다. 국내외 벤처투자기관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중,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 또는 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의 혁신성을 갖춘 기업이 대상이다. 선정 시 최대 200억 원까지의 특별보증이 제공돼 대출 한도가 대폭 늘어난다. 매년 경쟁률이 5 대 1 이상을 기록할 만큼 기업들의 참여 열기가 높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의 가장 큰 강점은 ‘신속성과 신뢰성’이다. 기보의 보증을 통해 은행권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보증 심사 과정에서 기보가 수행하는 기술사업평가가 민간 투자자에게도 신뢰의 근거로 작용하게 된다.
2019년 제도 도입 후 2024년까지 총 126개 사가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됐고 누적 특별보증 규모는 7972억 원이다. 선정기업 평균 매출은 선정 시점보다 174% 증가했고, 고용은 44.7% 늘었다. 후속투자 유치 규모는 5조 2000억 원에 달한다. 이들 중 8개 사는 실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13개 사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으로는 직방,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등이 있다.
올해 새로 선정된 15개 기업의 업체당 평균 매출은 233억 원, 고용 74명, 누적 투자금 352억 원, 기업가치 1134억 원이다. 결제·핀테크, 인공지능(AI) 검색·딥리서치, 전고체배터리 소재, 바이오·의약품, 모듈러 건축 등 다양하다. 기보 관계자는 “무형자산인 기술에 대한 정밀한 평가를 통해 스타트업이 자금을 확보하도록 돕겠다”며 “이를 통해 혁신기업이 벤처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에도 추가 성장자금을 제때 조달할 수 있게 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