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관, 북극항로 개척 관문 협력 나섰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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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물류개척단 중러 방문
훈춘·블라디보스토크 현황 시찰
현지 물류기업과 MOU 체결도

부산시 물류개척단이 블라디보스토크 시청과 협력사항을 논의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 물류개척단이 블라디보스토크 시청과 협력사항을 논의했다. 부산시 제공

북극항로 개척이 본격 시작되기 앞서, 최적 모항지로 평가되는 부산이 민관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이들은 물류개척단을 꾸려 러시아와 중국 접경지인 훈춘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는데, 향후 북극항로에서 한중러를 잇는 주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 등 4개 기관과 5개 국내 물류기업으로 구성된 ‘2025 부산시 물류개척단’은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중국 훈춘시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현지 항만 당국과 기업 등을 만나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부산경제진흥원과 부산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국제협력기구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관계자가 참석했고, (주)팬스타, 장금상선(주), 레오나해운항공(주), 그로발스타로지스틱스 등 주요 물류기업도 동행했다.

지금은 부산에서 출발한 상선이 유럽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희망봉을 거쳐야 한다. 왕복 100일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북극항로가 열리면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 영해를 거쳐 북극으로 갈 수 있다. 이 경우 60일이면 유럽을 오갈 수 있다. 이때 부산에서 출발한 상선이 북극항로를 따라 항해할 때 처음으로 마주하는 국경 지역이 중국의 훈춘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다. 이미 두 도시는 해운·육상 복합 물류 기반을 갖추고 있어,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한국 선박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개척단은 먼저 북한·러시아 접경지로 물류 루트의 전략적 요충지인 중국 훈춘시를 방문해 주요 물류 루트와 거점 현황을 시찰하고, 한국과의 협력 방안을 점검했다. 훈춘 지역의 주요 물류거점인 훈춘종합보세구, 창달전자상무유한공사, 동북아 전자상거래 산업단지 등 물류 인프라와 산업현장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는 베이징에 파견된 기획재정부의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담당자도 참석해 중국의 북극항로 상황 등을 개척단과 공유했다. GTI는 동북아 경제개발과 협력을 위한 다자 간 협의체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몽골 등 4개국이 회원국이다. 두만강 유역 접경지역의 무역과 투자 증진 협력, 남북경협사업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 간 교류가 어려운 러시아 블라보스토크의 경우 기업들이 먼저 협력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방문에서 부산 기업 레오나해운항공(주)과 러시아 물류기업인 트리아다 디브이(DV)가 물류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트리아다 디브이(DV)는 연해주와 극동지역에서 연간 10만TEU 이상의 운송 실적을 보유한 러시아 대표 기업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기업은 물류와 공급망 관리에 대해 협력하고 기술과 자원 등을 교류하기로 했다.

김봉철 부산시 디지털경제실장은 “파견을 계기로 부산 수출기업의 신흥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부산이 동북아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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