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증 재발급하면 자동 장기 기증?”… 가짜뉴스에 시민 혼란
‘자동 기증 동의’ SNS 영상 퍼져
현장서도 장기 기증 민원 늘어나
신분증 발급 기관은 안내만 가능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운전면허증, 신분증 등을 재발급할 때 자동으로 장기 기증 대상자가 된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SNS 캡처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운전면허증, 신분증을 재발급하면 자동으로 장기 기증 대상자가 된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면허시험장 등 신분증 발급 현장에서 관련 문의가 이어지는 등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2일 한 SNS 계정에 “국가가 여러분 장기를 노리고 있다”는 제목의 숏폼 영상이 게재됐다. 운전면허증을 재발급했더니 자동으로 장기 기증자로 표시됐다며 장기 기증 동의 여부를 잘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상은 5일 기준 약 190만 조회수와 공유 2만 7000여 건을 기록하는 등 급속도로 확산하는 중이다.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멍하게 있다가 갑자기 장기 기증자가 될 수 있다”, “국가가 강제로 장기 기증자를 만들어 중국으로 넘기려 한다”는 등 자극적인 내용이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퍼지는 중이다. 이로 인해 실제 면허증 발급 현장에서도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지난달 말부터 일부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면허증을 재발급하면 자동으로 장기 기증에 동의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명백한 가짜 뉴스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운전면허증에 장기 기증을 표시하려면 병원과 각 지역 보건소, 장기 기증 관련 민간 기관 462곳에서 장기 기증 신청서를 작성해야만 한다. 신청서 내 ‘기증 희망자 표시 여부’ 부분에 동의한 뒤 면허증을 재발급하면 된다.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시험장은 전산 조회를 통해 신청 내역이 확인된 경우에만 장기 기증 표시가 들어간 면허증을 발급한다.
신분증 발급 기관은 장기 기증에 대해 안내할 수 있을 뿐 직접 신청을 받을 권한은 없다. 이를 보완하고자 지난해 국회에서 도로교통공단이 장기 기증 신청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면허증 발부 과정에서 장기 기증 동의는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장기기증지원과 관계자는 “현재 신분증 발급 기관의 장기 기증 안내는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 전환 차원일 뿐 실제 등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장기 기증 희망등록은 안내문에 적힌 홈페이지 또는 가까운 보건소에서 접수할 수 있으니 가짜뉴스에 속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