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사고에 1인당 30만 원 조정안 나와
개인정보 분쟁조정위, 3일 전체회의에서 의결
SKT 조정안 거부 가능성 높아…민사소송 갈 듯
사진은 서울의 SK텔레콤 직영점 모습. 연합뉴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가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분쟁과 관련, 1인당 30만 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의결했다. 분쟁조정위의 조정은 조정 신청자와 SK텔레콤이 모두 수락해야 성립한다. SK텔레콤이 조정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 분쟁은 법원에서 민사소송으로 결론 날 전망이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3일 전체회의에서 SK텔레콤을 상대로 제기된 분쟁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신청인들에게 각 3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정안을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분쟁조정위는 SK텔레콤에 개인정보 보호조치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도 함께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4월부터 총 3998명(집단분쟁 3건 3267명, 개인신청 731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제기한 분쟁조정 신청에 따른 것이다. 분쟁조정위는 유출정보 악용으로 인한 휴대전화 복제 피해 불안과 유심 교체 과정에서 겪은 혼란과 불편에 대해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손해배상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분쟁조정위는 SK텔레콤에 내부관리계획 수립·이행, 개인정보처리시스템의 안전조치 강화 등 전반적인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충실히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로 LTE·5G 서비스 전체 이용자 2324만 4649명(알뜰폰 포함·중복 제거)의 휴대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IMSI), 유심 인증키(Ki·OPc) 등 25종의 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분쟁조정위는 SK텔레콤이 유출 경로를 즉시 차단하고, 유심 교체 등 피해 방지 조치를 신속히 취한 점을 고려해 개인정보 침해 행위는 중지된 것으로 판단했다. 원상회복 조치와 관련해선 유출 사고의 특성상 원상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지숙 분쟁조정위원장 직무대행은 “분쟁조정위가 당사자들의 주장과 의견을 심도 있게 논의해 조정안을 마련한 만큼, 조정이 성립돼 신청인들의 피해가 적극적으로 구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위는 조정안을 신청인과 SK텔레콤에 통지했다. 양측은 통지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조정은 불성립돼 사건이 종료된다. 조정이 성립된 경우 조정 내용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집단 분쟁조정 당사자들은 법원에 민사소송을 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조정안에 대해 “자발적인 보상 노력이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수락 여부는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3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1인당 3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경우 약 6조 9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해 SK텔레콤이 조정안을 거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