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에서 나체로 활보하는 남성 봤어요”… 잇단 신고에 경찰 내사 착수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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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고당봉 미륵사 인근서 목격 신고
등산 커뮤니티서도 목격담 잇따라 게시
금정구, 산불감시원 활용 대응 체계 구축
“국립공원 지정 이후 안전 체계 정비를”

부산 금정경찰서. 부산일보DB 부산 금정경찰서. 부산일보DB

최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부산 금정산 일원에서 나체로 활보하는 남성을 봤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관할 지자체와 소방 당국도 관련 상황을 공유하며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13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초 금정산 고당봉 미륵사 주변에서 남성이 나체 상태로 돌아다녔다는 제보 2건이 연이어 접수됐다. 경찰은 제보 경위를 파악하고 유사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내사에 들어갔다.

한 온라인 등산 커뮤니티에서도 나체 남성을 목격했다는 등산객들의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왔다. “금정산을 자주 가는데 너무 놀라 도망치듯 내려왔다” “주변에 아무도 없어 겁이 나 정상 쪽으로 계속 달렸다”는 내용이다.

금정서는 추가 피해 등 상황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형사과·정보과를 중심으로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관할 팔송지구대를 축으로 등산로 일대 순찰도 강화했다.

금정구청도 대응에 나섰다. 금정구청은 산불감시원 인력을 활용해 이상 상황 발견 시 경찰과 소방 당국에 즉시 공유·협조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금정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금정산 4망루 인근에 근무 중인 산불감시원에 관련 내용을 전파, 교육해 사고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 역시 관련 상황을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

소방 당국도 안전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산악지대 특성상 부상·실신 등 2차 사고가 이어질 수 있어 산성119안전센터를 중심으로 신속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유사시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런 사건이 발생하자, 지역사회에서는 유사시에 대비한 치안·안전 대응 체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회장은 “국립공원 지정 이후 평소보다 탐방객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돌발 신고가 이어지면 시민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치안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신고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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