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 교육 안정화 위해 ‘교육감 직선제’ 재점검해야
이회란 부산교사노조 사무처장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자치 확대와 주민 참여 보장을 목표로 도입됐다. 다만 지난 18년간 시행 과정에서 이 제도가 기대만큼 교육 현장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첫째, 직선제는 전시성 행정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대중이 선출하는 교육감은 임기 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결과를 내기 어려운 교육 본연의 사업보다 가시적 효과를 내는 사업에 집중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홍보·광고 예산이 과도하게 집행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그럴듯한 공약 이행에만 치중하면서 학교 현장과 동떨어진 사업이나 대규모 일회성 행사 중심의 정책을 펼치는 일이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교육은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하지만, 인기 영합주의로 흐르기 쉬운 직선제가 이러한 흐름을 흔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 선거 과정에서 신뢰가 훼손되는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정치적 영향이 얽히며 복잡한 양상을 띤다. 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공표, 당선무효 판결 등이 이어지며 교육감이 법적 분쟁의 중심에 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교육 전문가로서의 역량보다 단일화나 조직 동원에 따라 판세가 좌우되는 구조는 현장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셋째, 보궐선거 반복으로 인한 행정 공백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여러 지역에서 교육감 당선 무효가 확정돼 보궐선거가 실시됐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감은 교육청 업무보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낮추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교육감 퇴진이 결정되면 정책 결정이 지연되고 중장기 계획이 흔들리는 공백기까지 발생한다. 교육청 사업은 안정성과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수장 공백이 잦아지는 현실은 직선제가 지닌 구조적 한계로 볼 수 있다.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자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지만 보궐선거 투표율에서 드러나듯 대중적 관심은 낮다. 유초중등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 수장으로 대학교수 출신이 적합한지, 직선제가 교육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선거 과정의 투명성 강화, 과도한 홍보 경쟁 억제, 장기 교육계획 보호 장치 마련 등은 반드시 검토해야 할 과제다. 아울러 수장 공백으로 인한 행정 지연을 최소화할 보완책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