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비대칭에 첫해 합격선 낮아 ‘기회의 창’ 열린다
주요대학 정시 신설 학과 지원 전략은
AI·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 대상
경쟁률 높아도 최종 컷 상대적으로 낮아
진로적합성·채용연계 등 꼼꼼히 따져야
지난 13일 서울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2026 대입 정시모집 대비 진학지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정시에서 주요 대학들이 인공지능(AI)·반도체·배터리·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과 직결된 신설학과를 대거 선보인다. 신설학과는 지원 전략을 세우기 어렵지만, 경쟁률은 높아도 합격선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사례가 많아 수험생에게는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사학과 입결과 채용 연계 여부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제시하면서도 신설 첫해에는 상향 지원 여지가 크다고 조언한다.
15일 입시 전문업체 유웨이에 따르면 올해 정시에서는 서강대 반도체공학과, 성균관대 배터리학과와 바이오신약·규제과학과, 연세대(서울) 모빌리티시스템전공, 중앙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 등 첨단 분야 신설이 두드러진다. 무전공학과 역시 전국 30여개 대학으로 확대됐다.
부산에서는 무전공학과 신설이 많다. 부산대는 올해 △자유전공학부(유형1·가군 40명) △첨단모빌리티자율전공(유형2·다군 15명) △미래도시건축환경융합전공(유형2·나군 4명) △첨단소재자율전공(유형2·다군 7명) △응용생명융합학부(유형2·가군 20명) △첨단융합학부(유형2·나군 45명) △첨단IT자율전공(유형2·나군 30명) 등 무전공학과 7개를 신설 또는 개편했다. 무전공학과는 전공 선택 범위에 따라 의약학 등 일부를 제외하고 전체 전공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유형1과, 계열·단과대 내에서 선택하는 유형2로 나뉜다.
또한 국립한국해양대는 인문사회자율전공학부(유형2·다군 6명), 경성대는 경성대 자율전공학부(유형1·나군 3명), 동아대는 보건·의료 분야로 분류되는 작업치료학과(다군 10명)를 신설했다.
신설학과의 특징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정보 부족이다. 입결 데이터가 없어 전략 수립이 어렵고, 이 때문에 상향과 기피가 극단으로 갈린다. 둘째는 첨단·유망 산업 중심이다. 정부 정책과 산업계 수요가 맞물리며 개편이 이어지고 있다. 셋째는 유사학과로의 ‘연쇄 효과’다. 반도체학과가 등장하면 전기·전자·기계·컴퓨터공학 등 인접 전공의 경쟁 구도가 변하는 식이다.
입시 패턴을 보면 첫해에는 경쟁률은 높지만 합격선은 기존 '간판' 이공계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정보 부족으로 중위권의 상향 지원이 몰리고, 이후 충원 합격이 다수 발생하면서 최종 컷이 내려가는 구조다. 반대로 채용 연계나 장학 혜택이 명확한 학과는 상위권 중심으로 지원해 경쟁률은 높지 않아도 합격선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 흐름은 2~3년차부터 달라진다. 첫해 입결이 기준점이 되면서 지원 전략이 정교화되고, 인기 학과는 곧바로 기존 주력 공학계열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선다. 반면 진로가 모호하거나 산업 연계성이 약한 학과는 경쟁률과 입결이 엇박자를 내며 정착하지 못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신설학과 지원 전략으로 ‘유사학과 비교’를 제시한다. 동일 대학에서는 커리큘럼이 가장 가까운 학과를 기준으로 잡고, 경쟁 대학의 동일 학과 위치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인공지능학과는 컴퓨터공학·소프트웨어, 반도체학과는 전기전자·재료공학, 배터리학과는 화학공학·신소재·기계공학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실전 전략은 신설학과 한 장을 상향으로 두고 두 장은 안정 지원으로 구성하는 ‘1상향+2안정’이 일반적이다. 보수적으로는 유사학과 합격선보다 0.5~1등급 낮춰 상향을 계산하고, 공격적으로는 최근 신설학과 입결보다 0.1~0.2등급 높여 지원하는 전략도 거론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신설학과는 정보 비대칭이 큰 만큼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한다”며 “첫해 입결이 낮게 나타나고 2~3년차에 정상화되는 흐름이 반복되는 만큼 지원자의 진로 적합성과 학과 내용, 장학·채용 연계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