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안전한 접착제 개발 글로벌 그룹 페레로도 매혹 [스타트업 살리기 프로젝트]
4 - 링크플릭스
생분해 넘어 퇴비화까지 가능
식품 포장재 시장에 일대 혁신
페레로와 협력, 북미·일본 진출
연말엔 ‘방열 접착제’ 연구 시작
링크플릭스 김두일 대표가 퇴비화되는 접착제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 부산지역 스타트업 링크플릭스의 행보는 숨 가쁘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글로벌 기업들이 부산의 작은 스타트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페레로 로쉐’ ‘누텔라’ ‘킨더’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글로벌 제과 그룹 ‘페레로’다.
식품 기업에게 포장재의 안전성은 생명과도 같다. 페레로 측은 링크플릭스와 식품 포장재 등 안전성이 필수적인 접착 분야에 대한 협력을 논의 중이다. 링크플릭스 김두일 대표는 “유럽의 깐깐한 식품 안전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우리 기술이 인정받은 것은 패키징 시장 판도가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와 아시아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캐나다의 여성용품업체 ‘아루나 레볼루션’과는 생분해 접착제 공급을 논의하며 북미 친환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말레이시아의 패션업체 ‘4TIFY’와는 바이오 레더 제작에 필요한 접착 솔루션을 협력 중이다. 이는 H&M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이어지는 공급망이다. 여기에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까지 뚫었다.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마루베니’와 손잡고 일본 내 합작 사업을 잇달아 추진하며 기술 신뢰도를 입증하고 있다.
지금의 영광 뒤에는 김 대표의 8년에 걸친 연구가 있었다. 그 결과가 기존 생분해성을 뛰어넘는 접착제 ‘애드코니’(AD-CONI)로, 기존 화학 접착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은 제품이다.
김 대표가 ‘먹을 수 있는 접착제’에 집착한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생명과 안전’이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입에 넣거나, 포장재를 뜯다 접착 성분을 섭취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고 실제로 지인 중에는 이러한 이유로 인해 사고를 당한 이도 있었다. 당시 관련 분야에서 일을 했는데 창업과 연구 개발을 통해 이를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차후 안전과 규제 등의 이슈가 부각되면 될수록 포장재 시장에서 링크플릭스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링크플릭스의 기술력은 ‘한국수자원공사 물산업 스타트업 챌린지’ 수상 과정에서 증명되기도 했다. 보통 접착제가 물에 풀리면 독성 때문에 생물이 죽기 마련이다. 하지만 애드코니를 푼 물에서는 오히려 물벼룩이 번식해 개체 수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접착제 성분이 오염원이 아니라, 미생물의 먹이와 양분이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단순 생분해와 퇴비화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건 생분해지만 생태환경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분해만 됐다는 것이다”며 “토양과 해수에 유출이 됐을 때 생분해는 물론 생태환경에 영양 공급까지 가능한 퇴비화 기능의 접착제가 링크플릭스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적일수록 성능이 약하다는 공식이 있었다. 링크플릭스는 그 공식도 깼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환경을 위해 성능을 포기하던 시대였다면 링크플릭스의 기술력은 가장 안전한 것이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링크플릭스는 멈추지 않는다. 올 연말에는 독일연방연구소와 손잡고 ‘방열 접착제’ 공동 연구에 돌입한다. 단순히 붙이는 기능을 넘어, 전자소재에 열을 식혀주는 첨단 산업용 소재까지 도전한다. 김 대표는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열이라고 생각한다. 두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스타트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