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교사 87% “교권침해 발생 시 학생부 기재 필요”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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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분쟁이나 소송 증가’ 우려도 절반
“경각심 높여 다수 학생 보호할 것” 기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부산 교사 317명을 대상으로 부산교사노동조합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해서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로 만든 이미지.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부산 교사 317명을 대상으로 부산교사노동조합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해서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로 만든 이미지.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교육부가 교권침해 사안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부산 교사 10명 중 9명이 이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원이나 소송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경각심을 높여 교권침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부산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부산 지역 교사 3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권침해 발생 시 학생부 기재 방안에 대해 ‘매우 찬성’이 222명(70%), ‘찬성’이 55명(17%)으로 전체 응답자의 87%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고 23일 밝혔다. ‘보통’은 14명(4%), ‘반대’는 17명(5%), ‘매우 반대’는 9명(3%)이었다.

학생부 기재에 따른 기대 효과(복수 응답)로는 ‘학생과 학부모의 경각심 제고’가 288명(3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권침해 감소’ 202명(26%), ‘재발 억제’ 158명(20%), ‘사회적 인식 변화’ 126명(16%)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인식은 교육 현장에서 교권침해 사례가 실제로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1년 이내 교권침해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154명(49%)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재직 기간 전체를 기준으로 범위를 넓히면 ‘교권침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252명(79%)에 달했다.

교권침해 유형(복수 응답)을 보면 ‘지속적·의도적 생활지도 불응에 따른 교육활동 방해’가 155명(2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모욕·명예훼손·폭언·협박’ 139명(24%),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반복적 부당 간섭이나 악성 민원’ 104명(18%), ‘아동학대 신고 압박’ 47명(8%), ‘온라인 비방’ 26명(4%), ‘폭행’ 22명(4%), ‘성 사안’ 18명(3%)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교사들은 학생부 기재 방안을 일방적으로 긍정하지는 않았다. 응답자 가운데 163명(49%)은 ‘민원·분쟁이나 소송 증가’를 우려했다. ‘교사의 심리적 부담 증가’ 85명(25%), ‘학교 행정 업무 증가’ 55명(16%), ‘학생 낙인 효과’ 27명(8%)도 주요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부산교사노조는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김한나 부산교사노조 위원장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예고하면 아동학대 신고로 맞대응하는 현실에서,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가 학교 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교사들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교사의 지도 권위가 무너지고 다수 학생을 보호할 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교실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학생부 기재에 찬성하는 것은 현장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중대한 교권침해로 출석정지 등의 조치를 받은 경우 이를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구체적인 기재 범위와 보존 기간은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1월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학생부 기재를 둘러싸고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교사와의 갈등이 교권침해로 판단돼 학교 내 갈등이 확대될 수 있고, 교권침해 기록이 대입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교원단체들 사이에서도 이 사안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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