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비트코인, ‘산타 랠리’ 없이 가나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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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8만 7000달러대에 거래
반등 기대에도 투자 심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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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가상자산 시장에도 이른바 ‘산타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복됐지만, 올해는 그 공식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뉴욕증시는 강세를 보였으나, 비트코인은 긴 조정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8만 7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약 12만 6000달러 대비 30%가량 낮은 수준이다. 공포·탐욕 지수 역시 ‘공포’에 머물며 투자 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산타 랠리는 통상 한 해의 마지막 5거래일과 다음 해 첫 2거래일 사이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 기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나온 것이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실제 2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산타 랠리 흐름을 타며 강세를 보였다. 특히 S&P500 지수는 0.32% 오른 6932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과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전체 가상화폐 시장은 크리스마스 이후 기간에 10번 중 8번 상승했지만, 크리스마스 직전 랠리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비트코인 또한 상승과 하락이 뒤섞인 흐름을 보여 왔다. 2017년처럼 크리스마스 직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해도 있었다.

올해 비트코인의 산타 랠리 부재는 단순한 계절 효과라기보다, 과거 경험에 기반한 기대 서사가 약화되고 시장 환경이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10월 대규모 청산 이후 형성된 불안 심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기준처럼 작동해 온 ‘4년 주기 상승론’이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도 빠르게 식은 것으로 보인다.

코빗 리서치센터 김승민 센터장은 “과거 국내 시장에서 석가탄신일 가격 변동성 확대에 ‘붓다빔’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던 것처럼, 명확한 수학적 근거보다는 집단적 기억과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며 “산타 랠리 역시 그런 심리적 기대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투자자들이 가격 전망의 기준점으로 삼아왔던 패턴마저 확신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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