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은 마약 척결이나 석유 노린 트럼프… 미국 패권 의지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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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 시간) 백악관의 엑스(X) 긴급대응 계정은 '범죄자가 걸어갔다'는 제목으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뉴욕 지부 건물 안 복도에서 연행되는 영상을 공유했다. AFP연합뉴스 3일(현지 시간) 백악관의 엑스(X) 긴급대응 계정은 '범죄자가 걸어갔다'는 제목으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뉴욕 지부 건물 안 복도에서 연행되는 영상을 공유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 시간) 군사작전을 벌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자 국제사회에선 국제법 위반이라며 우려가 쏟아졌다. 미국이 대외적으로는 마약 밀매 근절을 내세웠지만 베네수엘라의 석유 확보를 위해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중국에 맞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패권을 다시 확실히 해두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함대는 현재 위치(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필요하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2차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베네수엘라에 “아주 규모가 큰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들어가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의 상당 부분이 25년 전 우리가 설치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교체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한 표면적인 이유는 마약 테러 조직 척결이지만 실제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 확보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미국으로부터 빼앗은 석유를 되찾겠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 회사들이 현지에 진출해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과도 통치 및 국가 재건 자금을 마련하고, 미군 병력도 물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작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최대 수입국은 중국으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악해 석유 수출을 통제하고 대중 차관 상환에 개입할 경우 양국 간 갈등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임스 먼로 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인 ‘먼로 독트린’에서 유래한 ‘돈로(Donroe·도널드 트럼프·제임스 먼로의 합성어) 독트린’을 언급한 부분도 이번 군사 작전에 중국 견제라는 계산이 깔렸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먼로 독트린은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 배제와 고립주의가 골자인 외교 정책이다. 미국의 패권을 재정립하겠다는 목표가 담겨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이 같은 주권 국가 선제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한다. 유럽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중남미 국가들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행동에 우려를 제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5일 긴급회의를 연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미국의 행동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사무총장은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모든 국가가 온전히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며 “그는 국제법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곳곳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3일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인들 사이에서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이 석유 전쟁과 유혈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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