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업 82%, 중장년 채용 긍정적… “경험·숙련도 강점”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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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일자리 실태·수급조사
중장년 근로자 전체 49.8% 차지
청년 인력 유출 대안으로 떠올라
평균 22만 원 임금 차 해소 시급

부산 지역 산업 현장에서 40세 이상 59세 이하 중장년층이 노동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부산 전체 근로자 2명 중 1명은 중장년이며, 지역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이들의 채용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희망 임금과 기업 제시액 사이의 격차가 여전해, 이를 해소할 맞춤형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 산하 부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이하 부산인자위)는 8일 지역 1515개 기업과 중장년 구직자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산지역 중장년 일자리 실태 및 인력 수급조사’ 분석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기업과 구직자를 동시에 조사해 인력 미스매치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부산의 전체 근로자 54만 7984명 중 중장년은 27만 2808명으로 전체의 49.8%를 기록했다. 사실상 지역 경제의 ‘절반’을 중장년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2025년 상반기 채용 인원 중 중장년 비중이 35.7%에 달한다는 점은 이들이 신규 채용 시장에서도 주류로 부상했음을 입증한다.

기업들의 인식도 고무적이다. 채용 의향이 있는 사업체의 82.0%가 중장년 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기업들이 꼽은 중장년의 최대 강점은 ‘실무 경험과 숙련도’(69.4%)였다. 이어 ‘성실성과 책임감’(58.6%)이 뒤를 이었다. 특히 청년 인력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조업, 운수·창고업, 숙박·음식점업 등에서는 중장년이 청년층의 대안이 되고 있다.

중장년 구직자들의 ‘평생 현역’ 의지도 확인됐다. 희망하는 경제활동 지속 시기를 묻는 질문에 ‘65세까지’(29.3%)가 가장 많았고, ‘가능하다면 계속하고 싶다’(27.0%)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여성 구직자의 33.0%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변화에 대응하려는 열정이다. 응답자의 87.3%가 직업훈련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신산업 분야 훈련에도 86.3%가 참여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이는 디지털 전환기에 중장년이 소외될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결과로, 적절한 업스킬링(Up-skill)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현장에 투입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다.

현장의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임금 미스매치’는 여전한 걸림돌이다. 구직자가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은 270만 원이지만, 기업이 제시한 금액은 248만 원으로 약 22만 원의 간극이 존재했다.

이 격차는 산업별로 더 극명하게 갈린다. 제조업의 경우 구직자는 341만 원을 원하지만 기업은 270만 원(경력직 기준 290만 원)을 제시해 최대 71만 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시설관리업(84만 원 차이)과 보건복지 서비스업(47만 원 차이) 역시 임금 눈높이가 맞지 않았다. 부산인자위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제조업, 건설업, 운수·물류, 보건복지 등 중장년 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장년 적합 산업’으로 도출하고 맞춤형 지원책을 제안했다.

주요 과제로는 기업 대상 채용장려금 및 인건비 지원 확대, 정년 연장 및 계속고용제도 도입 지원, 시간제 및 유연근무 모델 개발, 경력·비경력 맞춤형 훈련 패키지 등이 꼽혔다. 특히 임금 격차가 큰 제조업이나 정보통신업에는 전략적인 인건비 지원을 통해 숙련된 중장년 인재의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인자위 심상걸 국장은 “정책적 지원을 더욱 정교화하고 확대한다면, 산업계의 인력난 해소와 중장년의 고용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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