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유네스코 ‘남북 공동 등재’ 도전
2018년 ‘씨름’ 공동등재 이어 두번째
2025 부산대학교 서머 스쿨(PNU Summer School)에 참가한 해외 대학 외국인 학생들이 지난해 7월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부산일보DB
정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태권도를 남북 공동으로 올리기 위한 절차를 본격화한다.
19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공동 등재 또는 확장 등재를 위한 차기 신청 대상 종목으로 태권도를 선정했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3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사무국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무예 스포츠인 태권도는 북한이 먼저 등재를 신청한 상태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라는 명칭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신청했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북한으로서는 2014년 ‘아리랑’, 2015년 ‘김치 담그기’, 2018년 ‘씨름’(남북 공동 등재), 2022년 ‘평양냉면’, 2024년 ‘조선 옷차림 풍습: 북한의 전통 지식, 기술 및 사회적 관행’에 이은 여섯 번째 도전이다.
북한의 신청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국가유산청은 “정부 차원에서 남북 공동 등재를 논의·추진한 바 없으며 국내 절차에 따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관련 단체들과 논의를 거쳐 공동 등재 추진 가능성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공개한 2026년 주요 업무 계획에서도 태권도의 남북 공동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명시했다. 공동 등재가 성사될 경우, 태권도는 씨름에 이어 두 번째 남북 공동 등재 사례가 된다. 앞서 무형유산위원회는 2018년 아프리카 모리셔스 포트루이스에서 열린 제13차 회의에서 남북이 각각 신청한 씨름을 대표목록에 올렸다. 당시 위원회는 24개 위원국 만장일치로 등재를 결정하며 이를 “평화와 화해를 위한 전례 없는 결정”이라고 했다.
국가유산청은 씨름의 선례를 토대로 올해 12월 태권도를 남북이 함께 등재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북한이 먼저 대표목록에 등재된 뒤 한국이 참여하는 확장 등재 방식도 검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북한이 신청한 태권도의 등재 여부는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제21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지난해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까지 모두 23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한지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이 등재 심사를 받고, 오는 2028년에는 ‘인삼문화’가 평가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 보유 종목 수가 많은 국가로 분류돼 2년에 한 번씩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받고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