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부담 컸나… 이란 공격 보류한 트럼프
"걸프국으로부터 보류 요청"
핵무기 보유 금지 협상 주장
중간선거·유가 압박 등 고려
타협 여지 있지만 입장차 여전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내 강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료비 및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예정된 이란 공격을 전격 보류하면서 외교적 해법 모색에 나섰다. 유가 상승 압박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확전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군사 행동 대신 협상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실질적 폐기를 담은 타협안을 내놓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양측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걸프국으로부터 공격 보류 요청이 들어왔다”며 19일 예정된 이란 공격을 중단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 직전이라고 보고있기 때문에 2~3일 정도 아주 짧은 기간 공격을 연기할 수 있겠느냐고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어서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지 못하게 된다면, 내 생각에 그들이 만족한다면 우리도 아마 만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즉각 전면적으로 대규모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미군에 준비 태세를 갖춰두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19일 이란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 게시물로 처음 드러났다. 이란의 수정 종전안에 미국의 요구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공격 재개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는 여러 차례 나왔다.
확전에 따른 정치적 부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12주차에 접어든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확전을 통해 이란을 굴복시킨다는 보장을 내놓기 어렵다는 현실이 가장 큰 제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쟁 확전은 당내 반대파와 민주당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란은 “서둘러 미국의 요구 수준에 맞춰 합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압박에도 좀처럼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이날 미국의 요구를 감안해 수정된 종전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협상 기간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를 해제하거나 임시 면제하는 조건에 동의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실망감을 드러내며 이란에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내놓은 최신 종전안 역시 핵보유 저지 성과를 내세워 종전을 선언하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미국과 이란의 팽팽한 기싸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주저하는 상황을 이란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란도 양보에 쉽게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자주 바뀌긴 하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20년으로 상정하는 방안은 철저한 검증을 전제로 수용할 수 있음을 최근 시사했다는 점에서 양측간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진 않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