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궁금하다] 배설물 <上>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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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나 회색 신체이상 '경고등'


사람의 배설물은 그 형태와 색깔,냄새로 신체의 이상을 표현한다. 그래서 전문의들은 배설물을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정직한 리트머스라고 부른다. 세차례로 나눠 대변,소변,가래를 알아본다.

예부터 최고의 건강조건으로 3쾌를 꼽았다. 잘 먹고(쾌식) 잘 자고(쾌면) 잘 싸야(쾌변) 건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옛 황제나 왕들은 매화틀이라는 이동식 변기에 대변을 보았다. 내관들이 그 대변의 모양,냄새,심지어 맛을 보고 건강을 짐작했다고 한다.

대변의 가치를 들려주는 얘기들은 이밖에도 많다.

그렇다면 대변은 우리에게 어떤 건강 신호를 보내 올까. 부산 신우원내과 금동주 원장은 대변의 기능론을 이렇게 폈다.

"대변은 그 모양,색깔,굵기 등을 통해 소화기 계통의 이상유무를 짐작할 수 있는 재료입니다. 우선 건강한 사람의 대변부터 봅시다. 가장 좋은 대변은 황금색을 띠며 바나나모양으로 200g 정도씩 규칙적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횟수는 하루 3번까지,혹은 3일에 1번씩이라도 규칙적으로 보면 상관없습니다."

왜 하필 색이 황금색인지 궁금하다. 금 원장 말로는 음식물은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과 섞여 소장,대장을 거치면서 항문으로 나오는데,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소화기쪽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황금색으로 나오기 때문이란다.

물론 황금색만 정상변이란 얘기는 아니란다. 장에 이상이 없더라도 섭취한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른 색을 띠기도 한다. 가령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하면 황색이,고기를 많이 먹으면 갈색이,시금치 같은 엽록소를 갑자기 많이 섭취하면 녹색이 나오는 식이다.

신체 이상을 경고하는 대변 색은 검은색과 회색.

자장면의 춘장 같은 검은색은 주로 위 출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위 출혈 땐 대변이 장을 거치면서 검게 변한다. 회색 변은 담도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징표다. 간에서 만들어 쓸개에 담아둔 담즙이 음식물과 섞여야 하는데,쓸개와 장을 연결하는 통로관인 담도가 막히면 회색 변이 생긴다. 회색 변을 볼 땐 대개 황달을 동반하는 특성이 있다. 췌장암이나 담도암,담석증,바이러스성 간염,알코올성 간염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금 원장은 "색깔 못지 않게,대변 굵기와 피가 섞인 혈변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한다.

굵기의 경우 어느날 '갑자기' 가늘어졌을 때가 문제다. 이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이 자라고 있을지 몰라서다. 더군다나 이쯤 되면 대장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대변이 평상시부터 일정하게 가늘었다면 문제될 건 없다.

혈변은 흔한 증상 탓에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수 있지만 때론 중대질환의 예고일 수 있다는 게 금 원장의 설명이다. 혈변은 기본적으로 위,소장,대장에 상처가 있거나 병이 있다는 징후다. 특히 대변의 색이 검고 비린내가 날 땐 위장 출혈이 의심된다. 이때 출혈양은 최소 200㎖ 이상이다. 선홍색의 피가 섞인 혈변은 직장,대장의 출혈로 볼 수 있다.

배변 후 뒤끝이 개운치 못할 때가 있다. 잔변감인데,이 또한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금 원장에 따르면 잔변감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실제로는 잔변이 없는데도 느낌으로 대변을 덜 본 기분이 들 때를 말한다. 주로 젊은 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금 원장은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대장염 환자가 이러한 증상의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꼽는다.

다음으로는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서 잦은 잔변감이다. 실제로 잔변이 있는 경우인데,근육이 약해서 시원하게 배변을 하지 못해서다.

금 원장은 "이렇듯 대변은 건강정보 보고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변을 한번 관찰하지도 않은 채 그냥 물로 흘려버리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면서 "대변 상태를 점검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임태섭기자 tsli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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