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강하류 인공습지' 제안] '인공습지' 어떻게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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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수생식물·미생물 힘 빌린 '자연 정화'로 수질 개선

인공습지를 활용한 대체 상수원은 간단히 말해 자연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습지의 자연정화 능력에서 착안해 습지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물의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방식이다.

단계별로 살펴보면 우선 강변 취수정에서 모래층을 통해 1차로 걸러진 물을 인공습지로 끌어모은 뒤 며칠 동안 자연스럽게 습지 바닥 아래 토양으로 스며들도록 하거나 인공적으로 땅 속에 침투(인공함양)시킨다. 이렇게 걸러진 물을 다시 한 번 취수정으로 끌어올린 뒤 정수장으로 보내게 된다.

모래를 이용하는 강변여과 방식과 달리 인공습지는 토양과 수생식물(뿌리), 미생물 등 더 많은 자연의 힘을 동원해 상대적으로 더욱 깨끗한 수질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형태의 습지는 녹조 등 부영양화로 인한 수질 악화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표면 아래로 물을 흘리는 '표면하흐름' 같은 대안적인 방식도 등장한다.

인공습지는 완충기능이 있어서 홍수나 가뭄 같은 유량과 수질 변화를 적게 타는 장점이 있다. 상수원용 수질 정화를 겸해 주변 하천 정화도 함께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야생동물에겐 서식지로, 인간에겐 자연학습을 위한 녹지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대신 인공적인 정화를 지양하는 만큼, 기존 취수장에 비해 넓은 면적의 유수지가 필요하다. 식생이 안정적으로 활착해 제대로 된 자연정화 기능을 하기까지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것도 단점이다. 장기적으로는 필터 역할을 하는 토양에 오염물질이 축적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처리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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