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가도로 철거 논의] 배경과 전망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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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개선·엑스포 연계… 도시 가치 ‘업그레이드’ 기대

26일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진양삼거리 방향으로 바라본 동서고가로 모습. 1995년 준공된 이 도로는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서 남구 우암동까지 전체 길이는 10.86㎞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긴 교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26일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진양삼거리 방향으로 바라본 동서고가로 모습. 1995년 준공된 이 도로는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서 남구 우암동까지 전체 길이는 10.86㎞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긴 교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을 위한 고가도로 철거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동서고가도로(남해고속도로제2지선~감만사거리)도 철거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당초 사상~해운대 대심도 고속도로 건설과 중복되는 7㎞구간이 대상이었던 동서고가도로 철거는 도시재생과 2030 등록엑스포 부지 활용 등의 문제로 전 구간으로 철거 논의 대상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부산시, 2017년 대심도 계획 발표 때

“개통 맞춰 동서고가도로 철거” 밝혀

서울 청계고가 철거 뒤 청계천 복원

서울역·회현고가 등 성공 사례 많아

2030엑스포 개최지 우암부두 포함

“전 구간 철거 사실상 불가피” 분석도

■전 시장 시절부터 철거 논의

동서고가도로 철거 논의는 2017년 부산시가 ‘김해신공항~해운대 대심도 고속도로’ 민자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부산시는 김해신공항 개항시점인 2026년에 맞춰 사상구 감전동에서 해운대구 송정동까지 22.8㎞의 ‘김해신공항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민간투자사업이 제안돼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부산시가 추진하는 사상~해운대 대심도 고속도로와 같은 내용으로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사상구 감전동에서 시작해 해운대구 송정동 부산울산고속도로까지 지하도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부산시는 2017년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심도 고속도로 개통 시점에 맞춰 기존 사상~부산진구 일대까지 동서고가도로를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고가도로가 철거되면 하부의 평면도로(6~10차로)에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도입해 버스 통행속도를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동서고가도로 철거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등장했다. 당시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는 동서고가도로 철거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 후보는 고가도로 철거로 “해당 지역은 층고와 용적률 등 규제가 완화되고 도시 가치가 재평가됨으로써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철거된 공간은 보행자 중심도시로 재편돼 사상구와 부산진구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상권부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고가도로 철거, 전국적 추세

도심을 가로지르는 고가도로 철거는 전국적 추세다. 서울은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면서 청계천 복원사업을 실시해 도심 랜드마크로 만들었고 서울역 고가도로도 철거해 ‘공중정원’으로 만들었다. 서울시는 2009년 회현고가를 시작으로 2014년 아현고가까지 5개 고가도로를 철거한 이후 주변 경관 개선과 상권 활성화 효과는 물론 차량통행속도도 증가해 교통체증 해소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시도 동서고가도로 철거와 관련해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전 구간을 철거하더라도 서울처럼 일부 구간을 남겨 공중정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시 관계자는 “고가도로 일부 구간을 공원으로 만드는 방안 등도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활용방법도 시민 여론수렴 등의 절차를 거친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사업추진 방식과 관련해선 사상~해운대 대심도 민자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동서고가도로 전체 철거와 연계해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자사업자가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사업으로 노선 중복 구간 고가를 철거하면서 남은 구간도 함께 철거 사업을 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별도의 철거사업비를 부산시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확보 문제가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포, 고가도로 철거 중요 변수

동서고가도로 철거는 2030엑스포 개최지에 우암부두가 포함되면서 당연한 수순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시는 최근 2030엑스포 관련 내부 회의에서 우암 ODCY(부두 밖 컨테이너 장치장)과 우암고가도로(동서고가도로의 동측 끝)에 대해 철거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부산시가 2030 엑스포 부지 정비를 위해 우암고가도로를 철거한다는 계획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우암고가도로 철거 필요성은 부산시가 LH(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진행하는 항만배후부지 재생사업 연구용역에서도 지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H가 항만배후부지 재생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우암부두 주변 재생을 위해선 우암고가도로가 철거돼야 한다는 게 지역 정치권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에서도 부산 북항 일대를 순환하는 원형 교통망을 구축하고, 원도심과 항만 지역을 단절시키는 고가도로들을 철거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우암고가도로 철거 가능성이 높다.

우암고가도로가 철거될 경우 동서고가도로는 서측과 동측이 모두 잘려 나가고 부산진구 일대 4~5㎞ 남아 사실상 교통량 분산 기능을 상실하게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동서고가도로 전 구간 철거가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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