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의전 홀대’ 논란… 대통령실 “영접 준비했지만 미국 측에서 사양”(종합)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미국 하원의장이 20년 만에 방한, 국회를 찾은 4일 정치권에선 ‘의전 홀대’ 공방을 주고받으며 잡음이 이어졌다.
미국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3일 밤 입국 당시 국내 의전 인력이 없었던 상황을 두고 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서로 ‘네 탓’ 공세만 벌인 탓이다.
펠로시 의장과 미 하원 대표단을 태운 전용기는 3일 밤 9시 26분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는데 주한미국대사관이 트위터에 공개한 입국 당시 사진을 보면 한국 정부나 국회 쪽 인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4일 오전 펠로시 의장 측이 다소 불쾌해했다는 전언을 보도했다. 이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공항 도착 시 한국 국회에서 아무도 의전을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며 “한국 국회가 이토록 (펠로시 의장을)냉대해도 괜찮은가”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미 하원의장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기 때문에 의전 파트너는 정부가 아니라 당연히 국회”라며 “국회에서 방한 환영 의전팀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국회의장은 이 심각한 결례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의 방한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예방 일정을 두고 대통령실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혼선을 자초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을 염두에 두고 야당의 책임을 띄우려고 의전 논란을 정치적으로 키운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4일 당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 것을 두고 “대통령실은 휴가 중이라 안 만난다고 했다가, 다시 조율 중이라고 했다가, 다시 만남이 없다고 번복했다”며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 운영”이라고 날을 세운 터였다.
국회는 이번 논란이 다소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사전에 협의했는데, 논란이 커진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고재학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관련 사항에 대해서 협의했다. 국회 사무처 관련 부서와 미국 쪽이 협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펠로시 의장이 공개적으로 수차례 한국 쪽 환대에 감사하단 말씀을 하셨고, 이날 오찬 회담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사전 협의’를 강조했다. 국회 관계자는 “양국 의장의 회담 내용에 대한 관심보다는 공항에 왜 안 갔는지만 궁금해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을 통해 “일부 언론이 펠로시 의장의 공항 영접에 다소 소홀한 점이 있었다고 보도한 것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며 “미국 측이 영접을 사양해 우리 국회 의전팀이 공항 영접까지는 하진 않는 것으로 양측 간 양해와 조율이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 홍보수석은 “펠로시 의장 방한에 따른 공항 영접 등 제반 의전은 (상대인)우리 국회가 담당하는 것이 외교상, 의전상 관례”라고 밝힌 뒤 “확인해 보니 국회 의전팀이 (공항에 나가)영접하려고 했지만 미국 측이 늦은 시간, 더군다나 공군기지를 통해 도착하는 점을 감안해 영접을 사양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