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안보 공방’ 이어 ‘친북’‘친일’ 네 탓 공세 가속화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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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이재명 대표에 “극단적 친북”
주호영 “현실 인식 문제 있다” 지적

민주, 긴급안보회의서 ‘안보 무능’
박홍근 “평화헌법 개정 찬성 우려”

‘조선, 일본군 침략으로 망하지 않아’
정진석 표현에 ‘친일 역사의식’ 비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무력 도발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여야의 ‘안보 공방’도 연일 격해지는 모습이다. 여당은 전임 민주당 정권의 대북 유화정책이 최근의 미사일 발사와 핵 위협을 강화했다고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무능’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특히 한·미·일 연합훈련을 둘러싸고 ‘친북’ ‘친일’ 프레임까지 맞붙으면서 정쟁이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11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극단적 친북” “대역죄인” 등이라고 십자포화를 가했다. 당 대표 격인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이 대표가 한·미·일 3국의 동해 합동 훈련에 대해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기들 집권할 때 실컷 욱일기를 단 함정을 한국까지 정박해놓고 이제 와서 이 말을 하는 건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거다.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고 힘을 보탰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국감대책회의에서 “한반도에 욱일기가 걸릴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인공기는 걸려도 괜찮다는 말씀이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안보대책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안보대책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안보대책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안보 무능을 부각했다. 회의 시간이 각 상임위 국정감사 시작 시각과 겹쳤지만, 안보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려는 차원에서 긴급회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회의에서 “정부가 독도 근해로 일본 자위대를 불러들여 합동 실전훈련을 강행한다”며 “좌시할 수 없는 국방 참사이고 안보 자해행위”라고 거듭 일본과의 안보 밀착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지적하면 (보수정권은)시대착오적 종북몰이라며 색깔론 공세를 편다. 해방 이후 친일파와 다름없다”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러다 (윤석열 정부는)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위한 평화헌법 개정에도 찬동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무능한 안보 역량은 북한의 도발만큼이나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인영 의원은 “한·미 동맹은 필요한 것이지만 (윤석열 정부는)한·미·일 동맹의 경향성을 나타낸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정진석 위원장이 이 대표를 비판하면서 ‘조선은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니다’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친일 식민사관이 드러났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조선이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게 아니라며 일제가 조선 침략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 식민사관을 드러냈다”며 “이는 천박한 친일 역사의식이며 집권당 대표로서 역대급 망언”이라고 규탄했다.

 정 위원장 발언을 두고는 당내 일부에서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정 위원장은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라며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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