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바닷길에 너도나도 긍정에너지 ‘뿜뿜’
2022 부산바다마라톤대회 이모저모
남녀노소 함께 뛰며 즐거움 만끽
“3년 만의 마라톤, 반가운 마음”
인증샷 남기려 긴 대기줄 행렬
슈퍼맨·전투복 참가자 눈길
23일 열린 ‘성우하이텍 2022 부산바다마라톤 대회’에서 가족들과 대회 참가 동료들이 결승점을 통과하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대회 참가한 정옥숙 씨가 손녀·가족과 광안대교에 오른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가을+바다+마라톤=행복.’
23일 펼쳐진 ‘성우하이텍 2022 부산바다마라톤’은 가을 바다의 정취와 마라톤의 매력이 어우러진 행복의 현장이었다. 참가자들은 나이와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길고 길었던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을 훌훌 털어버리고 신나게 광안대교를 뛰고 걸었다. 부산바다마라톤이 펼쳐진 광안대교와 남천동 해변로, 광안리해수욕장 해변로는 마라토너들의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 들어찼다.
■마스크 벗고 가을 정취 만끽
23일 부산바다마라톤이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광장은 달리기 출발 두 시간여 전부터 마라토너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참가자들은 스트레칭을 하며 대회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대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환한 얼굴로 출발점이 있는 광안대교로 향했다. 길고 길었던 코로나19의 터널을 통과한 시민들은 자유롭게 숨을 내쉬며 달리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부산 달리기 동호회인 ‘런클럽부산’ 소속 이상대 씨는 “코로나19 속에 제대로 열리지 못했던 부산바다마라톤이 3년 만에 다시 시작돼 너무 반갑다”며 “오랜만에 동호회 회원들과 멋진 코스에서 달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직원·가족 50여 명과 함께 이번 대회에 나선 인제대 부산백병원 성민규 건강관리과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답답하게 닫혀 있던 마음이 비로소 열리는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창원 직장인 러닝동호회인 런애프터워크크루(RAWC) 소속 조경민 씨는 “코로나 때문에 동호회 모임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부산바다마라톤에는 30명이 넘는 회원들이 참가해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남녀노소·외국인 참가자 가득
이번 대회는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모여 화합의 장이 연출됐다. 유모차를 탄 아기부터 백발의 마라토너까지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시민들이 참가해 뛰고 걸었다. 정옥숙(63) 씨는 5km 종목에 가족들과 함께 참가했다. 정 씨는 “손녀의 돌을 기념해 가족 모두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며 “모든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광안대교를 누빈 마라토너 중에는 어린이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김나현(8·동래초등) 양은 성인 마라토너들 사이를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 김 양은 “참가 신청을 한 뒤부터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달리기 연습을 많이 했다”며 “오늘은 등교 시간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서 달리기를 하니 신난다”고 해맑게 웃었다.
외국인들도 부산 가을 바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외국인 교사 글렌 손더스(50) 씨는 “3년 만에 열린 대회가 너무 반갑다”며 “바다와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바다마라톤의 매력은 특별하다”고 극찬했다. 동료와 함께 참가한 벨기에 국적의 한 외국인 참가자는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광안대교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한국인 동료의 소개를 받고 참가했다”며 “한 번 더 참가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웠다”고 평가했다.
■인증샷 찍고, 추억 남기고
참가자 대기 장소를 비롯해 코스 곳곳에서는 ‘인증 사진’을 남기려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대기 장소인 벡스코 광장 한가운데 마련된 기록 포토존에는 자신의 달리기 기록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가 길게 줄을 늘어섰다. 10km 종목 참가자들은 각자의 기록을 전광판에 띄운 뒤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인증샷을 찍었다. 일부 참가자는 완주 인증 메달과 기념품을 양손 가득 들고 무대 중앙에 올라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5km 종목의 반환점인 광안대교 주탑 아래에서도 인증샷을 남기며 2022년 가을의 추억에 빠져드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색 복장을 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 남성 참가자는 파란 상·하의에 빨간 팬티를 입은 슈퍼맨 복장을 하고 대회에 나섰다. 그는 마주치는 참가자들에게 “슈퍼맨”을 외쳤다. 그는 “코로나를 이겨낸 시민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공유하고 싶어 나섰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 남성 참가자는 전투모와 전투복, 여성 참가자는 계급장이 달린 베레모를 쓰고 광안대교에 올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