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주장한 김해영 전 의원 비판
주식 투자 비판 전재수까지 가세
박지현도 “검찰 일방 주장” 이 두둔
국힘 “대표 지키느라 민생 팽개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6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옥죄어오는 검찰 수사와 관련, 단일대오를 외치며 결사항전 태세를 보이고 있다. 평소 이 대표에 비우호적인 인사들도 검찰과 감사원의 전방위 수사·감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이재명 수호’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수사에 대비해 ‘회기 중 불체포 특권’까지 거론한다. 검찰의 칼 끝이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는 순간이 오면 대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은 2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의 퇴진을 주장한 김해영 전 의원에 대해 “지금 거의 전쟁을 치르다시피 하는데, 그런 말이 도움이 되겠냐”며 “시기적으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좀 아쉽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특히 “(김 전 의원이)당이 힘들고 어려울 때, (그런)발언을 하신다”며 “‘늘 그렇게 이야기한다’는 이미지를 주면 말이 갖는 힘이 약해진다. ‘또 그러나보다’ 하는 당내 분위기가 굉장히 팽배해있다”고 직격했다.

앞서 전 의원은 당내에서 처음으로 이 대표의 대선 직후 주식 투자에 대해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같은 부산 출신인 김 전 의원까지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부산 야권의 반이재명 기류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전 의원은 김 전 의원의 퇴진론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전 의원은 이날 ‘포스트 이재명’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것은 윤석열 정부와 집권 세력이 원하는 것”이라며 “그런 논의는 당내에 일절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팬덤 정치’를 강하게 비판했던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 퇴진론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 아직까지는 정치보복에 혈안이 된 검찰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대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유례 없는 야당 탄압으로 당의 운명이 걸린 지금, 당 대표가 내려온다면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된다”며 “저는 이 대표와 함께 저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방탄투쟁이 아니라 민생투쟁으로 바꿔야 한다. 강성 팬덤의 눈치를 보지 말고 국민과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며 국회에서의 입법투쟁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 이 대표의 구속에 대비한 ‘플랜 B’의 유무를 묻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는 국회의원이고 현재는 국회 회기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속되거나 체포를 해야 한다면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검찰이 이 대표의 직접 수사에 착수할 경우, 불체포 특권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민생 파탄·검찰 독재’ 규탄 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가 사실상 정치 계엄령을 발동하며 군부 독재보다 더한 검찰 독재의 서막을 열었다”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과 김의겸 의원의 한동훈 법무장관 등에 대한 심야 술자리 의혹 제기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재명 수호’에 눈이 멀어 민생을 내팽개쳤다”고 맞받았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거대 야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내팽개치고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당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서 국민 생활을 내팽개친다는 것은 어떤 사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약자 수호’를 부르짖었지만, 민주당은 ‘재명 수호’를 부르짖었다”고 비꼬았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의겸 의원을 겨냥, “시정잡배들의 술주정만도 못한 상습적인 거짓말을 했다.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 물타기가 다급한 사정일 것”이라며 “정치적이든, 법적이든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