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에 빠진 국민… 심리 상담 버스에도 긴 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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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담 나선 국가트라우마센터

“심장 벌렁거리고 호흡 불규칙”
안타까운 뉴스에 집단 우울증
분향소 인근에 ‘마음안심버스’
정부 차원 심리 상담 치료 추진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 배치된 이태원 통합심리지원단 마음안심버스. 부산일보DB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 배치된 이태원 통합심리지원단 마음안심버스. 부산일보DB

156명이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가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을 안기면서 정부 차원의 심리 상담 치료가 추진되고 있다. 이날부터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광장과 이태원 녹사평역에 통합심리지원단의 상담 버스가 배치돼 우울증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일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국가트라우마센터 내에 설치된 이태원 통합심리지원단이 이날 오전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옆 도로변과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 인근에 ‘마음안심버스’를 운영한다. 지난달 31일 각 합동분향소에 심리 상담 부스가 설치됐지만, 많은 이들이 이태원 참사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심리 상담 지원을 위해 추가적으로 마음안심버스를 배치한 것이다.

이곳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는 물론 모든 시민들이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운영 시간은 서울광장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녹사평역광장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합동분향소를 찾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심리 상담 부스와 마음안심버스에서 상담을 받기 위한 줄도 늘어섰다.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 박경화(51·서울 동대문구) 씨는 “안타까운 이태원 사고가 터진 뒤 관련 뉴스와 영상을 계속 접하면서 우울한 기분이 이어지고 있다. 심리 상담을 받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녹사평역 이태원 합동분향소를 찾은 뒤 심리 상담을 받았다는 조성민(33·서울 관악구) 씨는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에서 참사 현장을 목격했다. 친구와 이태원에서 만난 조 씨는 인파를 피해 걸어 다니다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 씨는 “도로가 통제되고 일렬로 누운 사람 위로 푸른색 모포가 덮였다. 현장을 본 뒤로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호흡도 불규칙하게 돼 잠도 잘 못 잤다”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많은 분들과 참사 이후 충격을 받은 많은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심리 상담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 배치된 마음안심버스. 부산일보DB 1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 배치된 마음안심버스. 부산일보DB

정부도 심리 치료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유가족과 부상자에 이어 일반 시민들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와 이태원 사고 현장을 방문해 많은 시민이 조문하고 애도하는 모습을 봤다"며 "불의의 사고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뿐만 아니라 현장에 계셨거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보건복지부 이태원사고수습본부장인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찾아 의료진들에게 부상자와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심리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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