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군단’ 못 넘은 한국, ‘남미 징크스’ 또 못 깼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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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16강전서 1-4 완패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실패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포함
남미 팀 상대 승리 없이 2무 5패
조별리그 가나전 2-3으로 패
2차전 무승 징크스도 이어져

한국 축구 대표팀이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에 1-4로 완패했다. 브라질 루카스 파케타에게 골을 허용하는 장면.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이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에 1-4로 완패했다. 브라질 루카스 파케타에게 골을 허용하는 장면.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삼바 군단’ 브라질의 벽 앞에서 무력하게 깨졌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꿈도 다음 대회로 미루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4로 졌다.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브라질의 기술 축구에 힘 한 번 제대로 못 써 보고 무너졌다.

브라질을 이기면 한국 축구 역사에 새 역사를 쓸 수 있었지만, 기량 차이를 실감한 한판이었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은 역시 막강했다. 한국은 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며 완패했다. 이는 역대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한국이 기록한 최다 격차 패배다.


이전에 패한 토너먼트 경기에선 모두 1점 차로 졌다. ‘4강 신화’를 달성한 2002 한일 대회 땐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0-1로 졌고, 터키와 맞붙은 3·4위전에선 2-3으로 패했다. 첫 원정 16강을 이룬 남아공 대회 땐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1-2로 진 바 있다.

브라질에 지면서 한국은 또다시 ‘남미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 2018 러시아 대회까지 총 34경기를 치러 6번 승리(9무 19패)했다. 그 중 유럽 팀을 상대로 5승, 아프리카 팀에 1승을 거뒀다. 반면 남미 팀엔 한 번도 못 이기고 1무 4패를 당했다(북중미 팀까지 포함하면 2무 6패).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 2패씩 당했고, 볼리비아와 한 차례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남미 팀과 두 차례 만났으나, 결국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고, 브라질과 맞붙은 16강전에선 1-4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남미 팀 상대 월드컵 전적은 2무 5패로 몰리게 됐다.

브라질과의 A매치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1승 7패로 ‘절대 열세’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이 거둔 유일한 승리는 1993년 3월 서울에서 치른 친선경기에서다. 당시 김도훈의 결승 골로 1-0으로 이겼으나, 이후 지금까지 5연패 중이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엔 3패를 당했다. 앞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0-3, 1-5로 완패한 바 있다.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또 하나 넘지 못한 징크스가 있다. 조별리그 ‘2차전 징크스’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 러시아 대회까지 10경기서 4무 6패에 그쳤다. ‘4강 신화’를 썼던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미국과의 2차전에서 1-1 무승부였고, 첫 ‘원정 16강’을 이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땐 아르헨티나에 1-4로 완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1승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에 2-4로 참패하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가나에 2-3으로 져 ‘2차전 무승 징크스’ 탈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로 꼽았던 가나에 지는 바람에 16강 진출에 제동이 걸릴 뻔했으나, 최종전인 포르투갈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우루과이(0-0), 가나(2-3 패), 포르투갈(2-1 승)을 상대로 한 조별리그 H조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자, 2002 한일 월드컵을 포함하면 통산 세 번째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16강을 넘어 8강, 또는 그 이상을 꿈꾸려면 다음 대회에선 반드시 ‘남미 징크스’와 ‘2차전 징크스’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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