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무역항’ 소임 다하고 146년 만에 ‘시민 품으로’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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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앞둔 북항 1단계

공정 99%… 3월 준공 예정
엑스포 유치 땐 핵심 시설 부지
해안 조망대서 부산 미래 감상
앵커 역할 마리나 시설 올해 개장
트램은 2027년까지 완료 예정
북항 랜드마크 건설도 속도전
10여 개사 사업 참여 의사 표시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 구역이 146년 만에 시민을 위한 친수·휴식 공간으로 돌아온다.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구역 전경.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 제공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 구역이 146년 만에 시민을 위한 친수·휴식 공간으로 돌아온다.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구역 전경.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 제공

서울에서 부산행 경부고속철도(KTX)를 타고 남쪽인 부산역에 다다르자 차창 너머로 부산항 북항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부산역 승강장에서 내려 대합실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니 부산항대교를 배경으로 지난해에 조성된 북항의 공원 부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부산항 방향으로 부산역 2층에 마련된 공중보행로에 오르니 부산역을 지척으로 우뚝 마주 선 ‘협성마리나 G7’(지상 61층, 지하 4층 규모 2개 동) 건물과 함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그리고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부산역에서 길이 570m의 공중보행로를 따라 북항을 마주하고 10여 분 걸으면 북항 1단계 구역에 조성된 공원 부지에 다다른다. 공중보행로에는 무빙워크가 설치돼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한 노력도 엿보인다.


사진 위에서부터 개방된 경관수로, 공중보행로, 친수공원.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 제공 사진 위에서부터 개방된 경관수로, 공중보행로, 친수공원.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 제공

수변로를 따라 1단계 구역 부지를 한 바퀴 둘러보는 데에는 왕복 30분 정도 소요된다. 차량이 있다면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 주차하고 부산역에서 공중보행로를 이용하면 된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연안여객터미널까지 연결되는 길이 2.3km, 최대 폭 53m, 5~8차선 도로인 북항도로는 북항 1단계 구역을 관통한다.

1일 해양수산부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단장 남재헌)에 따르면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이하 북항 1단계)의 현재 전체 공정률은 99%다. 올 3월에 준공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해수부는 북항 1단계 재개발의 첫 삽을 뜬 2008년 이후 15년 만인 지난해 말 총 112만㎡의 부지 조성 공사를 완료했다. 기반 시설인 공원, 공중보행로, 상징 조형물, 경관 수로, 도로, 해안 조망대, 이벤트 계단, 보도교(4개), 차도교(3개) 등의 공사도 모두 마쳤다.

특히 방문객이 편리하게 북항 재개발 구역의 공원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7개의 연결 교량을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길이 80m, 폭 5m인 해안 조망대도 열었다. 해안 조망대는 북항을 조기에 활성화해 관광 명소로 변모시키기 위해 계획됐다. 경관수로의 교량과 북항 바다를 감상하면서 북항 재개발 지역을 다양하게 조망할 수 있다.

부산역에서 북항으로 연결되는 공중보행로는 단순한 보행 통로가 아니라 시민들이 안전하면서도 재미있게 쉬고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특히 부산역에서 나와 처음 맞이하는 보행로는 잔디광장으로 만들어져 푸른 잔디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환승센터에서 수변공원을 거쳐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캐노피와 무빙워크를 설치하고, 수변공원과 연계한 벤치형 계단도 만들어 북항 바다와 공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야간에는 경관 조명을 설치해 부산항대교와 함께 멋진 야경을 선사한다.

부산 동구 초량3동에 사는 김혜란 씨는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는 공원이 생겨 좋다. 지금은 겨울이라 나뭇잎도 떨어지고 꽃도 져서 조금 아쉽지만 봄에 꽃이 핀다면 예쁠 것 같다”며 “주변에 아직 공사장이 있고, 오후 5시에 문을 닫는 게 아쉽지만 공사가 완료되면 멋진 공원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북항 1단계 구역이 전면 개방되면 부산항 북항은 1876년 개항 후 대한민국 대표 무역항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노후 항만 재개발을 통해 146년 만에 친수·휴식 공간으로서 시민 품으로 온전히 돌아오게 된다.

북항 일대는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예정지이기도 하다. 2030월드엑스포는 올해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에 이어 11월 BIE 총회에서 개최지가 확정될 예정이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부지는 숙박·상업·관광 등 엑스포 핵심 지원 시설 부지로, 2024년 착공에 들어갈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 부지는 박람회장 부지로 각각 활용될 예정이다.

북항 1단계 구역은 새해에는 더욱 다양한 해양 관광·친수 시설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우선, 올해는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 시설(요트 96척, 클럽하우스 등)이 개장한다. 마리나 시설은 스쿠버다이빙과 수영 등 실내 수상 스포츠 시설과 숙박 시설(39실), 카페 등으로 구성돼 북항 내 마리나사업 활성화 등 앵커 시설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트램(노면 전차)과 공공 콘텐츠 시설, 랜드마크, 북항 지하차도 등은 완공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제1보도교, 부산항기념관, 공원 시설, 해양레포츠콤플렉스 등은 2024년 말까지, 트램은 2027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트램 사업 추진을 위해 부산시, 부산항만공사와 사업 시행 주체, 사업비 분담 방안 등 협약을 올해 체결할 예정이다.

교통 혼잡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9년 10월부터 추진한 충장로 지하차도 건설 공사(1.94km, 사업비 2555억 원)는 현재 공정율 58%이며 2024년 6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북항의 얼굴이랄 수 있는 북항 랜드마크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의 국제적 이미지를 갖춘 랜드마크 유치를 위해 사업자 선정 절차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 사업자 선정 공모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사업자를 선정하고, 2025년에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랜드마크 사전 참가 신청에는 10여 개 업체가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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