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집콕에 체력 ‘뚝’ 비만 ‘쑥’… 해법은 ‘학교 체육’에 있다 [부산 교육을 깨워라]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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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교육을 깨워라] 하. 뚝 떨어진 학생 기초체력

코로나 3년, 함께하는 체육시간 줄어
고학년 진학할수록 체력 저하 뚜렷
저체력 학생 12.6%로 8000명가량 ↑
비만학생 비율 11%→13.9% 늘어
교사 68% “적정 체육시간 주 3시간 이상”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3년간 부산 초·중·고 학생들의 기초 체력이 눈에 띄게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10명 중 1명 꼴로 저체력 학생이 됐고 비만 학생 비율도 증가했다. 부산에서 아침 체육을 통한 학생 체력 증진의 필요성이 대두된 이유이기도 하다.


■기초체력 매년 하락세, 비만은 증가

1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매년 초등학교 4학년 학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까지 실시하는 학생건강체력평가(PAPS)에서 최근 3년간 전체 20만여 명 부산 학생들의 기초 체력은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8.4%였던 저체력 학생 비율은 2021년 12.5%, 지난해 12.6%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4%포인트(P) 가량이 증가했다. 부산 전체 학생 20만 명 기준으로 8000명 가량이 늘어난 셈이다. PAPS는 매년 심폐지구력, 유연성, 근력·근지구력, 순발력을 평가한다. 왕복 오래달리기,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 50m 달리기 등 흔히 말하는 일종의 체력장이다. 100점 만점에 40점 미만 학생을 저체력으로 분류한다.

학년별로 살펴보면 고학년으로 갈수록 체력 저하는 더욱 눈에 띈다. 초등학교 3개 학년의 경우 저체력 학생 비율은 2020년 10.5%, 2021년 9.9%, 2022년 10.1%였는데 고등학교의 경우는 2020년 17%, 2021년 17.3%, 2022년 17,1%였다. 고학년으로 진학할수록 입시 영향 등으로 체력 저하가 눈에 띄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학생들의 생활습관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정부가 지난해 1월 발표한 ‘국민생활체육조사 결과’를 보면,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체육 활동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7년 59.2%에서 2021년 60.8%로 증가했다. 그러나 10대는 이 비율이 2017년 60.4%에서 2021년 55.0%로 감소했다. 한창 성장할 시기인 10대가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적게 체육 활동을 한 것이다. 심지어 70대(58.3%)보다도 참여율이 낮았다.

교육부의 ‘2021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일주일에 3회 이상 고강도 운동을 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중학교 35.1%, 고등학교 24.6%로 10%P 넘게 격차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고교생 응답 비율은 2018년 31.6%, 2019년 26.1%보다 낮아졌다. 반면 앉아서 보내는 주당 학습 시간은 중학교 431분, 고등학교 487분으로 고교생이 평균 한 시간가량 많았다. 체력 저하와 함께 청소년 비만 비율도 증가했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1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보면, 부산 초·중·고 학생 가운데 비만 학생 비율은 13.9%로 2019년 11.0%에 비해 2.9%P 늘었다. 과체중 학생 비율 역시 2019년 9.4%에서 2021년 11.6%로 2.2%P 증가했다.

현장 교사들은 코로나 ‘집콕’ 3년차의 여파가 학생 체력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분석한다. 체육 활동을 전반적으로 기피하고 이로 인해 체력 향상이 되지 않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 체육교사는 “대면 수업 횟수도 줄어들고 학생들이 운동장, 강당에서 하는 활동이 줄어들어 체력을 늘릴 수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체력 저하의 원인으로 보인다” 말했다.

■학생·학부모·교사 “체육이 필요하다”

지난해 7월 전국 체육 교사들이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적정 학교 체육 시간을 묻는 말에 고교생 응답자 1357명 중 68.7%가 ‘3시간 이상’이라 답했다. 현행 기본 시수에 맞춘 주 1∼2시간보다 많은 시간이다. 학부모 응답자 903명 중 87.8%가 ‘3시간 이상’ 체육 수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체력·건강 관리, 스트레스 해소, 친구들과 소통·단합, 체육계열 입시 준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흔히 ‘공부할 시간에 무슨 체육을 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작 학부모와 학생들은 ‘체육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아침 체육을 전국 최초로 도입을 검토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 우려를 가장 큰 걸림돌로 분석했다. 고학년의 경우 입시 부담 등으로 아침 시간 체육 활동을 하는 것에 학부모, 학생이 반대할 것이라는 내부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시교육청 아침 체육 준비 TF에서는 고등학교의 경우 아침 체육 도입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시교육청에 아침 체육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학부모 공청회, 학교 현장 체육 교사 대상 공청회 등에서도 아침 체육을 통한 학생 체력 증진의 필요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실제로 고등학교 41곳이 학교 체육을 시행하겠다고 신청을 해온 점도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한다.

부산시교육청 박치욱 장학사는 “고등학교에서까지 아침 체육을 희망할 정도로 일선 교육 현장의 체육 활동에 대한 갈망을 아침 체육 과정에서 확인했다”며 “3월 신학기 중에도 아침 체육 희망 학교 신청을 추가적으로 받을 계획이다” 말했다. -끝-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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