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힘 친윤 일색’ 비판하더니 ‘친명 단일대오’ 갇혀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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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제명 등 비명계 퇴출 압박
박지현 징계 동의도 8만 명 육박
김종민 “다른 목소리 들어야” 비판
이재명 대표 사퇴 관련 여론조사
민주 지지층 77%가 압도적 반대

국민의힘을 보고 “정당 민주주의의 사망”이라고 비판한 민주당이 정작 당내에서 민주주의 위기를 겪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을 보고 “정당 민주주의의 사망”이라고 비판한 민주당이 정작 당내에서 민주주의 위기를 겪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단일대오’ 전략에 비판 목소리가 커졌다. “당 지도부가 다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게 비명(비이재명)계의 요구다.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의 ‘비명계 몰아내기’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을 보고 “정당 민주주의의 사망”이라고 비판한 민주당이 정작 당내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는 모습이다.

민주당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비명계의)목소리는 있지만 (비명계 주장이)현실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현실이 되려면 결국 당 지도부가 다른 목소리를 좀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양당 원내대표 목소리만 나오고 당론만 나온다”면서 “당론만 있으면 (원내대표)두 사람이 정치하면 되는 거 아닌가. (국회의원)300명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다른 목소리를 내는 비명계를 향해 당내에선 퇴출 목소리가 거세다. 이재명 대표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 제명을 요구하는 당내 청원 동의는 7만 명을 넘었다.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징계 요구 동의는 8만 명에 육박했다. 체포동의안 찬성 의원 명단 공개, 비명계 공천 배제, 이 대표 사건 수사 검사 탄핵 등을 요구하는 청원도 줄을 잇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선출을 보고 “국민의힘에서 이제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국민의힘의 정당민주주의는 완전히 사망했다”고 비판했다. ‘친윤(친윤석열) 일색’으로 정비된 국민의힘에서 비윤계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비판이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총선 승리는 전통적 지지층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면서 “중도층을 얻어야 되는데 공고한 지지층만으로 (선거를)한다라는 것은 외딴 섬이 되는 것”이라고 국민의힘의 ‘당정일체’ 전략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비판한 민주당도 정작 국민의힘과 ‘닮은꼴’ 고민을 안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강성 지지층이 퇴출을 압박하는 바람에 비명계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져 민주당 지도부 역시 지지층에 갇혀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 사퇴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만 이는 일반 여론과 차이가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지난 5~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대표 사퇴와 관련, 찬성 의견이 53.8%로 반대(40.7%)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사퇴 반대가 77.3%로 찬성(19.6%)을 압도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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