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에 전국 곳곳 산불… 1명 숨져(종합)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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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남 양산·광주 북구 등에서
하동 지리산 국립공원 91ha 소실
현장 투입 60대 진화 대원 심정지

12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국립공원 구역 내 산불 발화지로 추정되는 곳에 목재 등이 시커멓게 타 있다. 전날 발생한 불은 91㏊를 태우고 21시간여만에 잡혔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국립공원 구역 내 산불 발화지로 추정되는 곳에 목재 등이 시커멓게 타 있다. 전날 발생한 불은 91㏊를 태우고 21시간여만에 잡혔다. 연합뉴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남 하동군에서는 산불예방진화대원(옛 산불감시요원)이 현장에서 심정지로 숨지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1시 19분 경남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평균 초속 2m의 바람이 분데다 급경사, 암석지이고 임도시설이 부족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헬기는 약 15km 떨어진 섬진강에서 진화용수를 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당국은 즉시 ‘산불 2단계’를 발령하며 총력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진주시 소속 60대 산불예방진화대원 1명이 산불 현장으로 올라가다가 심정지를 당했다. 즉시 응급조치를 하고 인근 전남 구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 수습을 위해 한때 진화대원들이 현장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밤 사이 불씨가 커지기도 했다. 다음날인 12일 해가 뜬 이후에는 짙은 연무 탓에 헬기 투입이 지연되다가 비가 내린 덕분에 큰불을 잡았다. 산림 91ha가 불에 탔지만 주민 피해는 없었다.

또 같은 날 경남 양산시와 대구 남구, 전북 남원시, 경기도 안성시, 광주 북구, 강원도 홍천군 등에서도 산불이 잇따랐다. 산불 발생 지역 인근 거주 주민 수백 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지만,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각 지역의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조사 중이다.

8일에는 올해 들어 첫 ‘산불 3단계’가 경남 합천군에서 발령됐다. 산불 3단계는 피해 예상 면적 100ha 이상, 평균 풍속 초속 7m 이상, 진화 예상 시간 24시간 이상일 때 내려진다. 합천 산불의 주불은 약 20시간 만에 진화됐다가 다음 날 다시 발화됐고, 다시 10시간 뒤 완전히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불로 총 163ha, 축구장(7140㎡) 230여 개 규모의 산림이 훼손됐다. 산림당국은 산불 발화지점 인근에서 50대 마을 주민이 땔감을 주워 갔다는 신고를 접수,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부울경 지역은 지난달 24일부터 내륙을 중심으로 건조한 날씨를 이어 오다가 이날 대부분 해제됐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산불은 예방이 중요하다. 논·밭두렁 태우기, 영농 부산물·쓰레기 소각, 화목보일러와 작업장 불씨 관리 소홀 등으로 산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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