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오일머니 맞설 부산의 무기는 시민 유치 열기”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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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6. 최금식 선보패밀리 회장

국내외 가리지 않고 사회 환원
개도국에만 학교 20개째 건립
6월 파리 PPT에 박 시장과 동행
국제도시 부산 진정성 알릴 것
엑스포는 청년 유입 마지막 기회
상공인들 똘똘 뭉쳐 힘 보태야

국내외를 아우르며 선행을 이어 온 선보패밀리 최금식 회장은 “4월 실사단 방문에서 부산 시민이 보여 줄 수 있는 열기가 월드엑스포 유치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대현 jhyun@ 국내외를 아우르며 선행을 이어 온 선보패밀리 최금식 회장은 “4월 실사단 방문에서 부산 시민이 보여 줄 수 있는 열기가 월드엑스포 유치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대현 jhyun@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에 나선 부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오일머니’다.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행사 유치 때마다 오일머니로 손쉽게 난제를 해결해 온 전례가 있다. 이번 엑스포 유치전에서도 사우디의 리야드는 막대한 투자자금으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의 표심을 흔들 것이 뻔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해 40조 원에 달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돌아간 후 부산에서 장탄식이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쩐의 전쟁’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밀리는 게 부산의 현실이다. 그간 국제무대에서 어느 도시가 더 높은 위상을 가져왔고, 더 나은 행보를 걸어 왔는지로 부산은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학교 20개 지은 ‘글로벌 시민’

최금식 선보패밀리 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부산의 히든카드’가 될 존재다. 2013년 사랑의열매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시작으로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건립하는 ‘선보등대’ 재단 설립까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회 환원을 해 왔다. 묵묵히 ‘글로벌 시민’의 행보를 이어 온 셈이다.

선보등대는 인도와 콩고, 우간다,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지어 나가고 있다. 네팔에는 이미 초등학교 4곳을 건립했다. 올해는 스리랑카와 인근 국가에서 공업고등학교와 훈련원 개교를 추진 중이다. 사우디가 투자를 앞세워 표심 공략에 나설 만한 지역마다 최 회장과 선보등대의 온기가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최 회장은 “개도국에서는 양쪽 산기슭 마을에서 동시에 학생을 보내야 해 학교를 산꼭대기에 지을 수밖에 없어 개교 때마다 애를 먹는다”면서도 “우리가 우물을 파고 건물을 세워 개교한 학교가 그 일대의 구심점이 되는 모습은 언제 봐도 뿌듯하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부산시가 최 회장에게 오는 6월 파리에서 열리는 4차 설명회에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동행을 제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 회장과 선보등대의 해외학교를 통해 국제도시 부산의 진정성을 알리겠다는 의도다.

최 회장은 “사우디가 유치전 막판에 얼마나 오일머니를 쏟아부을지 몰라 솔직히 겁이 나지만 그래도 결국 투자를 약속만 하고 있지 않으냐”면서 “우리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해외에 많은 자선과 투자를 실천해 오고 있다는 걸 보여 줄 수 있다. 6월 PPT는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사회 환원을 해 온 최 회장은 유치 전망에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떨어져 나가면서 사우디와 투톱 경쟁이 됐다. 범국가적으로 대통령부터 외교부까지 나서 열정적으로 뛰는 만큼 유치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작 최 회장이 걱정하는 건 부산 시민의 유치 열망이다. 당장 내달이면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지만, 이들의 동선에 맞춰 시민이 진정으로 뜨거운 유치 열기를 표현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단순히 현수막 한두 장 내걸 게 아니라 숙소부터 실사 장소까지 ‘부산이라면 월드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도록 도시 전체가 열기를 뿜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엑스포, 부울경 갈아엎는 역사

최 회장이 자비를 들여 파리까지 이어지는 해외 강행군에 동참하는 이유는 다른 원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월드엑스포가 부산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월드엑스포는 부산뿐만 아니라 부울경을 완전히 갈아엎는 하나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 회장은 아들 최영찬 대표와 함께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세우고 지역 스타트업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청년이 빠져나간 부산의 창업 생태계가 얼마나 척박한지 절실히 느끼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최 회장은 “1960~70년대만 해도 부산은 전국 수출의 25%를 혼자서 해내는 수출기지였다. 지금 국내 전체 수출에서 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4% 안팎”이라며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세울 때도 ‘부산의 산업과 창업 생태계를 한번 바꿔 보자’는 뜻으로 시작했지만 오히려 부산에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다른 시도 업체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상공계 주변 인사들에게도 월드엑스포 유치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좋은 정주여건에서 사업을 해 왔으니 이제 후손에게 좋은 기업과 좋은 일자리를 물려줘야 하는 게 우리 세대의 역할”이라면서 “월드엑스포라는 후세에 자랑할 만한 이정표 하나를 남길 수 있도록 부산의 상공인이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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