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넌 가끔 쓰니? 난 가끔 벗어!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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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나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해제된 20일 오전 부산 도시철도 1호선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버스나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해제된 20일 오전 부산 도시철도 1호선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년 5개월 만에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지만,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풍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과 안전을 동일시하도록 학습됐고, 동조 효과의 영향으로 마스크 착용이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중교통과 마트·역사 내 약국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의 자율화다.

그럼에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없는 맨 얼굴을 보기는 어렵다. 새학기부터 일찌감치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된 학교도 마찬가지다. 부산 부산진구 한 초등학교 1학년 강 모 교사는 “반 아이 20명에게 마스크 착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18명이 ‘벗고 싶다’고 응답했다”며 “답답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진다, 마스크 줄에 귀가 아프다는게 이유였다. 실제로 마스크를 벗은 아이는 많아야 2~3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어른에게서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교육받은 것도 있고, 군중심리 영향도 있을 것이다”며 “일부 학생은 외모를 완전히 드러내기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내재화됐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강대와 부산대 연구진이 최근 한국심리학회지에 등재한 ‘코로나 상황 속 마스크 착용에 대한 외현적 태도와 암묵적 태도’ 논문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과 안전단어(안전한, 우호적인, 친근한, 신뢰할 수 있는, 따뜻한, 보호하는, 믿을만한)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얼굴과 위협단어(위협적인, 위험한, 해로운, 신뢰할 수 없는, 적대적인, 두려운, 의심스러운)가 연결돼 있을 때 반응 시간이 더 빨랐다.

연구진은 한국인의 집합주의 성향도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연구 참가자들처럼 집합주의 문화의 사람들이 특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사회적 규범을 저항 없이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서술했다.

연구에 참여한 설선혜 부산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마스크가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지켜 준다는 인식이 굉장히 보편화되면서 마스크를 쓴 얼굴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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