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년 기다림으로 빚은 매실주, 부산에 취하게 하라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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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PT 리셉션 공식 건배주
‘대선골드 스페셜’ 파리에 공수
언젠가 쓸모 있겠다는 믿음에
한정판으로 만든 30년 숙성주
4월 실사단 만찬 때도 호평

이제는 전 세계 누구라도 한국 부산이 지금 당장에라도 2030세계박람회를 치러낼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보다 1년 앞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잡기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등한, 어쩌면 우세한 경쟁을 만들어낸 것은 국민이다. 위에서부터 2022년 10월 BTS의 2030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지난 4월 BIE 실사 당시 조성한 엑스포 샌드 전망대, 실사단 환영 공연, 실사단 환송식. 부산일보DB 이제는 전 세계 누구라도 한국 부산이 지금 당장에라도 2030세계박람회를 치러낼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보다 1년 앞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잡기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등한, 어쩌면 우세한 경쟁을 만들어낸 것은 국민이다. 위에서부터 2022년 10월 BTS의 2030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지난 4월 BIE 실사 당시 조성한 엑스포 샌드 전망대, 실사단 환영 공연, 실사단 환송식. 부산일보DB

대선주조의 30년 묵은 ‘황금빛 혜안’이 프랑스 파리의 밤을 물들인다.

20일(현지 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2차 총회에서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후보도시 3곳의 4차 프레젠테이션(PT)이 치러지고 하루 뒤 국무총리실 산하 2030부산월드엑스포유치위원회 주최로 리셉션이 열린다. 이 행사에서 대선주조의 ‘대선골드 스페셜 에디션(이하 대선골드)’이 공식 건배주이자 리셉션주로 선택을 받았다. 대선골드는 지난해 PT 행사에 이어 올해 실사단 만찬까지 월드엑스포와 관련된 주요 행사 때마다 건배주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 4차 PT 리셉션은 BIE 각 회원국의 외교관이 대거 참석하기 때문에 2030부산월드엑스포의 분수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월드엑스포의 강점과 차별화된 비전 등을 제시하며 회원국을 설득하는 자리다. 다음 5차 PT는 최종 발표를 앞두고 회원국마다 지지 도시를 대부분 정해둔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행사가 사실상 마지막 승부처인 셈이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유치위원회는 이날 BIE 대표 등 각국 대사급 인사 300여 명을 초청해 만찬을 진행한다. 부산은 이 자리에서 마지막 호소를 할 계획이다.

대선골드가 월드엑스포 유치 무대에 처음 등장한 건 지난해다. 한국 대표단은 파리에 있는 BIE 사무국으로 날아가 부산의 월드엑스포 유치 계획서를 공식 제출하면서 대선주조에 당시 29년산이었던 대선골드 50병 긴급 공수를 부탁했다. BIE 회원국 외교관들을 초청한 만찬에서 이 술을 리셉션주로 삼았고, 각 참가자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대선골드는 술을 섞지 않고 오로지 매실만 자연 숙성시켜 부드러운 맛과 깊은 향이 특징이다. 당시 대선주조는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의 염원을 담아 패키지와 라벨을 별도 제작해 보냈다.

지난 4월 BIE 현지 실사단의 환영 만찬을 빛낸 것도 대선골드였다. 일부 실사단원은 술맛을 호평하며 별도의 구매처를 문의했다는 후문이다.

대선골드가 월드엑스포 무대에 뛰어든 건 시와 유치위원회가 공식 행사마다 전면에 내세울 술을 찾던 게 계기가 됐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공식 건배주로 호평받은 ‘천년약속’처럼 부산을 상징할 만한 술이 절실하던 시기였다. 그러다 대선주조에 숙성기간만 29년 된 매실주 원액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선주조는 1993년 경남 하동군에서 수확한 최상급 청매실을 자연 숙성시켜 매실주를 만들고, 매년 기념품 용도로 500mL 5000병 내외만 제작해 왔다. 부산에서 대형 행사가 열릴 때 쓸모가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대선골드 숙성기간은 올해 딱 30년이 된다. 2030년이라는 엑스포 개최 연도와도 맞아떨어져 딱딱한 외교 무대에서 ‘스몰토크’를 이어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대선주조와 시는 이렇게 해서 지난해 월드엑스포 관련 업무협약을 하면서 이 술을 공식 리셉션주로 사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선주조 조우현 대표는 “부산 대표 향토기업으로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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