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계 엑스포… 관람객·종사자 ‘북적북적’ 트렌드 ‘한눈에’ ['커피 음용 140년' 부산, 커피 허브로] 1.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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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음용 140년' 부산, 커피 허브로] 1. 월드 오브 커피 아테네 가 보니


130개 국 416개 업체·기관 참가
이 시기 전 세계인 ‘아테네’ 주목
최신 커피산업 파악 최고의 기회
생산 소비 트렌드 모두 확인 경연장
한국 커피 기업 신제품 소개 등 성과

지난달 22~24일 그리스 아테네 메르토폴리탄 엑스포에서 열린 ‘월드 오브 커피 아테네 2023’ 로스터 빌리지가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달 22~24일 그리스 아테네 메르토폴리탄 엑스포에서 열린 ‘월드 오브 커피 아테네 2023’ 로스터 빌리지가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그리스 아테네 메트로폴리탄 엑스포 ‘월드 오브 커피 2023 아테네’ 현장은 커피 산업 종사자로 발을 디딜 틈이 없었다. 아테네 시내에서 약 40분 떨어진 곳에 있는 전시장은 커피유통 회사, 커피머신 회사, 정수기 회사, 커피로스터 회사 등의 커피업계 종사자와 최신 커피산업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관람객으로 붐볐다.

그리스는 이제 막 스페셜티커피 시장이 성장하는 나라다. 그리스 커피업계에는 월드 오브 커피 개최가 그리스 커피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마이크로 로스터 붐’ 아테네

2010년 재정 위기를 겪으며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한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유로존으로부터도 3차례 구제금융을 받는 등 최근 10여 년 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랬던 그리스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9%로 유로존 국가 중 최고를 자랑했다. 여전히 국가 신용등급은 투자 부적격 단계지만 한 단계만 더 상승하면 투자 적격 단계에 올라설 만큼 경제가 회복 중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아테네무역관 고일훈 관장은 “그리스는 국내총생산(GDP)의 1.5배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었다”면서 “GDP의 20%를 차지하는 관광업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이상으로 회복했다. 경제 위기도 수습해, 한마디로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이어서 활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 오브 커피 현장도 최근 그리스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처럼 활기가 넘쳤다. 그리스의 바리스타 국가대표였던 미칼리스 디미트라코풀로스는 “지금 그리스에는 마이크로 로스터(로스터리카페) 붐이 일고 있다”며 “아테네 곳곳에서 개성 있는 작은 로스터를 만나볼 수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작은 로스터를 찾아다니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미트라코풀로스는 2019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부산 모모스커피의 전주연 바리스타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2016년에는 ‘월드 커피 인 굿스프릿 챔피언십’(월드 커피 칵테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실력자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한국 대표 구동환 바리스타가 시연하는 모습.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한국 대표 구동환 바리스타가 시연하는 모습.

■‘월드 커피 챔피언십’ 열기

월드 오브 커피 전시장은 커피 생산과 소비와 관련된 모든 최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경연장 같았다. 대표적인 커피 생산대국인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의 국가관, 커피 생산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회사, 로스터 기계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제조하는 커피머신 회사, 글로벌 유통물류 회사, 커피용 정수기 회사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장이다.

이번 행사에는 130개국에서 416개 업체, 기관이 참가했다. 3일간의 전시회 중 하이라이트는 동시에 열린 4개 커피 대회의 우승자 발표 현장이었다.

행사장 한 켠에서 월드컵 테이스터스(커피 맛 감별 대회), 월드 브루어스 컵(에스프레소 머신 제외 추출기구로 커피를 추출하는 대회), 월드 체즈베·이브릭(터키 커피 추출기구 사용 대회),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커피·음료 12잔을 15분 동안 선보이는 대회)까지 각 분야 세계 최고의 커피 전문가를 가리는 ‘월드 커피 챔피언십’이 함께 열렸다.

행사 마지막 날인 24일은 4개 세계 대회의 챔피언을 가리는 날로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했다. 분산돼 있던 관람객이 우승자 발표장에 모였다. 우승자가 가려지는 순간은 땀과 눈물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시차를 두고 4개 대회 우승자를 발표했는데, 멀리서도 함성으로 발표 순간을 알아차릴 정도였다.

■커피 커뮤니티 성장하다

한국에서는 체즈베·이브릭 대회를 제외한 3개 대회에 국가대표 선수가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 출전한 CBSC 인터내셔널의 구동환 바리스타는 2019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차지한 전주연 바리스타 이후 처음 준결승에 올랐지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는 지난 4월 부산에서 열린 ‘코리아 내셔널 바리스타 챔피언십(KNBC)’에서 한국 국가대표로 선정돼 기대를 받았다. ‘커피 대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 브라질 대표로 출전한 한인 2세 엄보람 바리스타가 우승컵을 들어올려 최근 월드 커피 대회에서 한국계의 강세를 또 한 번 입증했다.

한국 커피기업은 월드 오브 커피 아테네 2023에서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전기식 스마트로스터 제조회사인 (주)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는 부스를 설치해 신제품을 유럽에 처음 소개했다.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김명식 이사는 “다른 부스와 달리 커피 챔피언 시연이나 커핑(커피 맛 감별) 행사 등 참여형으로 준비해 많은 사람이 찾았다. 회사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전했다.

현장을 참관한 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은 “월드 오브 커피는 커피계의 엑스포, 월드 커피 챔피언십 대회는 커피계의 올림픽이라고 부르면 딱 좋을 정도로 현장의 열기가 대단했다”며 “이 행사가 세계 커피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확인한 만큼 내년 부산 대회를 내실 있게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테네(그리스)/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이 기획은 부산테크노파크(산업기술단지거점기능지원사업)와 <부산일보>가 함께합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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