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이스라엘 ‘전면전’ 민간인 사상자 4000여 명
주말 로켓포탄 수천 발 쏟아져
이스라엘, 가자지구 보복 공격
레바논 참전에 확전 우려까지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7일 새벽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로켓을 쏘고 무장대원을 침투시켰으며, 이스라엘은 이 공격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보복 공습에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민간인 수백 명이 숨지고 인질로 끌려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 이어 레바논도 이스라엘에 박격포 공격을 시작하는 등 확전 양상도 보인다.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기약 없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또 다른 ‘화약고’에도 불이 댕겨져 세계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dpa·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 분야 각료를 소집, 심야 회의를 열어 하마스와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를 겨냥한 전면전을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국민들에게는 "길고 어려운 전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하마스 근거지 주변에 사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대피를 권고하며 “악의 도시에서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 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전날 새벽에 쏜 5000여 발의 로켓포탄이 쏟아진 이스라엘에서 300명이 넘는 주민이 숨졌으며, 186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도 최소 256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도 1780여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사상자가 4200명가량으로 집계된다.
하마스는 허를 찌르듯 유대 안식일인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를 쏘았고, 200~300명의 무장대원을 침투시켰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인 50여 명은 물론 민간인 다수도 포로로 잡아갔다.
특히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이스라엘 안팎에서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판 9·11 테러’로 규정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고 교전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칼리드 카도비 하마스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해 “팔레스타인이 수십 년간 겪어온 이스라엘의 모든 만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아랍 매체 알자지라에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는 최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관계 정상화 논의에 속도를 내는 등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화해 무드에 입지가 좁아지자 이 같은 ‘극단적 대결’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