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처럼 유치한 부산 대회, 세계 톱 랭커 한번에 만날 기회” [탁구도시 부산]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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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택수 조직위 사무총장

코로나 여파 2020년 대회 취소
재도전 끝 기어이 개최권 따내
선수·시설물 안전·보안에 최선
경기장서 탁구 매력 느껴 보길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김택수 사무총장이 지난달 29일 이번 대회의 의미와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김택수 사무총장이 지난달 29일 이번 대회의 의미와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정말 기적 같은 대회입니다. 세계탁구선수권을 개최하는 부산은 축복 받은 도시예요.”

지난달 2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지하 1층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택수 사무총장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돼 있었다. 그는 “세계탁구선수권을 여러 번 개최한 나라도 많은데 우리나라는 처음인 만큼, 이 한 번의 대회를 최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선수들과 부산 시민, 그리고 전 세계 탁구 팬들에게 역대 어느 세계선수권보다 멋진 대회였다는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실로 이번 부산 대회는 ‘기적’이라 할 정도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2020년 대회를 유치했지만 개막 한 달을 앞두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를 거듭하다 결국 취소됐다. 재유치에 도전한 한국(부산)은 인도·아르헨티나·포르투갈·스웨덴과 다시 경쟁을 벌여야 했다. 물밑 외교전 끝에 포르투갈·스웨덴은 철회 의사를 밝혔고, 인도는 총회에 앞서 부산 지지를 선언하며 결국 부산이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재차 유치권을 따낼 수 있었다. 김 사무총장은 “사실상 두 번이나 유치에 성공한 셈인데, 팬데믹이 끝난 뒤라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며 “세 번의 연기 끝에 취소된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 대회라는 점에서 부산 시민과 국민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탁구선수권은 올림픽을 제외하고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대회다. 국제탁구연맹(ITTF)에 가입한 나라만 227개국으로 모든 종목을 통틀어 가장 많다. 대회 기간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 취재진과 관중까지 전 세계에서 10만 명 이상이 벡스코 특설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산 대회는 선수들 경기뿐만 아니라, 탁구 동호인을 위한 ITTF 회장배 마스터즈 대회와 유소년 대회, ITTF 총회까지 동시에 열린다. 굵직한 행사 4개가 함께 펼쳐지는 건 역대 세계탁구선수권 사상 최초다. 김 사무총장은 “동호인들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뛰는 경기장에서 직접 시합을 해보면서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고, 유소년 선수들도 세계챔피언을 가까이서 보며 꿈을 키울 수 있다”며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에도 부산시가 의지를 갖고 ITTF 회장배 대회를 레거시(유산) 사업으로 이어간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선수로서 9차례, 지도자로서 4차례, 행정가로는 1차례 등 모두 14차례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경험했다. 개인적으로 15번째인 부산 대회는, 국내 최초란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우리나라가 탁구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선수권을 한 번도 유치하지 못했다는 게 탁구인으로서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 한편에 응어리로 남아 있었다”며 “선수 시절엔 늘 외국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견디며 뛰어야 했는데, 이제 한국 선수들에게도 열광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멋지게 경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김 사무총장과 조직위가 가장 챙기는 건 ‘안전’이다. 최근 정치인을 대상으로 테러가 잇따르면서 한층 긴장감이 높아졌다. 그는 “지난 잼버리 사태의 교훈도 있어서, 선수들 안전뿐만 아니라 시설물 안전과 보안·경호까지 대회 전반적인 안전 문제에 제일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서 한국 대표팀의 성적도 빼놓을 수 없다. 김 사무총장은 “내심 남자팀은 결승, 여자팀은 4강까지 기대하고 있는데, 남녀팀 모두 최근 경기력이 좋아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본다”며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경기장에 태극기가 올라가야 하지 않겠냐”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려면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필수일 터. 평소 탁구 팬이 아니더라도 이번 부산 대회는 한국팀 선수들뿐만 아니라 올림픽 챔피언부터 세계 랭킹 1~100위권 선수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도 남녀 8장씩 걸려 있어 어느 대회보다 치열한 경쟁과 명승부가 예상된다. 김 사무총장은 “경기를 하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많은데, 관중들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응원을 보내면 선수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힘이 나오곤 한다”며 “세계탁구선수권은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부족하고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봐야 하는 경기라, 직접 와서 보시면 탁구의 매력에 흠뻑 빠지실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발걸음을 당부했다.

한편, 남녀 단체전으로 진행되는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은 오는 16~25일 열흘 동안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 남자팀은 3조, 여자팀은 5조에서 16~19일 예선전을 치른다. 여자 결승은 24일, 남자 결승은 25일 펼쳐진다.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김택수 사무총장이 지난달 29일 조직위 사무실에서 대회 마스코트(초피·루피)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김택수 사무총장이 지난달 29일 조직위 사무실에서 대회 마스코트(초피·루피)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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