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장인이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탁구채' 선수권대회 빛낸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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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맞춤형 수제 라켓 업체 '고집통'
길이 4.02m 폭 2.4m 초대형 라켓 제작
대회기간 벡스코 특별 경기장서 전시 예정

부산 수제 탁구라켓 제작업체 '고집통' 이정희 대표가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탁구채'가 부산세계탁구선구권대회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수제 탁구라켓 제작업체 '고집통' 이정희 대표가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탁구채'가 부산세계탁구선구권대회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이재찬 기자 chan@

세계 최대의 탁구 축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이하 선수권대회) 개최를 맞아 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을 뛰어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탁구채’가 부산을 빛낸다.

내달 16일부터 25일까지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벡스코 제1 전시장에 마련된 특별 경기장에서 열린다.

길이 4.02m 폭 2.4m, 일반 탁구채보다 약 15배 큰 이 탁구채는 부산 북구에 위치한 수제 탁구채 제작업체 '고집통' 이정희(64) 대표의 작품이다. 이 '특별한 탁구채'는 BNK금융그룹이 선수권 대회를 부흥시키기 위해 의뢰를 했고 선수권대회를 상징하는 기념물로써 전 세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아직 기네스북에 등재되진 않았지만, 기존의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는 크기다. 이전 기록은 미국 콜럼버스에 위치한 아케이드 게임바 '판스 메카니컬 컴퍼니'에 전시된 길이 3.53m, 폭 2.02m의 탁구채다. 작업장에서 한창 제작 중인 탁구채 옆에 서보니,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크기에 압도됐다. 이 대표는 "경기에 쓰이진 않겠지만 탁구 러버만 230여 장이 부착될 예정"이라며 "단순한 장식품 이상의 의미를 담아 실제 탁구채를 만드는 것처럼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 탁구채는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의 주요 '포토존'이 될 예정이다. 대회 참가 선수들이 사인을 남기고, 경기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하나의 게시판으로도 사용될 계획이다.


부산탁구선수권대회 경기장에 전시될 '세계에서 가장 큰 탁구채'. 이재찬 기자 chan@ 부산탁구선수권대회 경기장에 전시될 '세계에서 가장 큰 탁구채'. 이재찬 기자 chan@

고집통 탁구채는 탁구 동호인들 사이에서 '장인의 라켓'으로 불린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집통이라는 이름처럼 이 대표는 15년 동안 탁구라켓 제작 외길을 걸었다. OEM 방식으로 생산된 중국과 일본의 스포츠 브랜드 탁구채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 속에서 탁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고집통이 인정받게 된 비결은 철저한 소비자 맞춤형 다품종 소량생산에 있다. 이 대표는 "손바닥 두께, 손가락 길이, 그립의 형태 및 강도 등 모든 부분이 커스터마이징 가능해, 고집통의 라켓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라켓이다"고 말했다.

맞춤 제작이라는 특성상 장애인을 위한 채로도 유명하다. 2021년에 열린 도쿄패럴림픽, 남자 탁구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주영대 선수가 사용한 채도 고집통의 제품이다. 동시에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특수 카본섬유를 활용한 제작방식으로 특허도 받았다. 중국의 레전드 쉬신, 대한민국의 정영식 등 프로 선수에게도 호평받았다.


'고집통'은 국내 유일 맞춤형 수제 탁구라켓 생산업체로 동호인들 사이에서 '장인의 라켓'으로 불린다. 이재찬 기자 chan@ '고집통'은 국내 유일 맞춤형 수제 탁구라켓 생산업체로 동호인들 사이에서 '장인의 라켓'으로 불린다. 이재찬 기자 chan@

이 대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과 부산에 다시 한번 '탁구 붐'이 불길 기대한다. 이번 대회는 그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 대표는 6년 전부터 이 대회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그는 "선수권대회 유치를 염원하며, 6년 전부터 태극문양 등 한국적 디자인 요소를 넣은 제품을 만들어 왔다"며 "대한민국 고집통 탁구채에 담긴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탁구채와 함께, 고집통의 탁구채는 특별 경기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전시된다.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행사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해외 수출 판로 확보 등 이번 기회를 통해 고집통과 대한민국 탁구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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