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미술관, 설 연휴 문 활짝 열고 기다립니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용 관련 포함 민속행사 다채
옛 한은 돈방석 의자도 궁금
‘세계유산’ 가야 문화 만남도

우리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가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드리고 나면, 그 뒤에는 뭘 하면 좋을지 몰라 난감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때 안성맞춤인 설 연휴에도 문을 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있다. 오랜만에 박물관을 찾았다면 체험 공간으로 변신한 새로운 모습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설 연휴를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부산박물관 설 맞이 포스터. 부산박물관 제공 부산박물관 설 맞이 포스터. 부산박물관 제공

부산박물관과 정관박물관은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이해 설 연휴 동안 용 관련 행사와 민속행사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부산박물관은 1층 기증실에서 3월 말까지 상상 속 동물 용과 관련된 소장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부산박물관은 특히 9~12일 부산관 로비 공간에 청룡 체험존을 마련해 청룡 에어수트 입고 추억 남기기 행사를 갖는다. 문화체험관 앞 야외마당에서는 윷놀이, 굴렁쇠, 투호, 팽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 행사가 열린다. 전국 최초의 삼국시대 생활사 박물관인 정관박물관은 9~12일 갑진년 설맞이 행사 ‘어서 와, 청룡’을 운영한다. 야외마당에서는 윷놀이, 팽이치기, 투호, 비석치기 등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3층 로비 및 상설전시실에서는 ‘용을 찾아라’ 행사를 연다. 매일 어린이 동반 가족 100팀을 대상으로 용 관련 문제 풀이 미션을 수행해 성공하면 교구재를 증정한다.


부산근현대역사관 금고미술관 입구. 부산일보DB 부산근현대역사관 금고미술관 입구. 부산일보DB

새로 태어난 부산근현대역사관을 아직 가 보지 못했다면 설 연휴 기간 가볼 만한 곳 일 순위로 추천한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기존의 별관은 북카페를 비롯한 인문학 거점,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를 리모델링한 본관은 역사문화거점과 복합문화공간으로 역할 분담을 시켰다. 화폐를 보관했던 본관 지하의 금고실을 이용한 금고미술관에서는 기획전시 ‘가장 가깝고, 가장 은밀한 역사’가 26일까지 열리고 있다. 1층 한국은행 아카이브실의 ‘화폐 지설물 의자’ 두 개도 특히 연초에 찾아가서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각각 1만 원과 5만 원권 화폐를 채워 넣어 만든 의자라 진짜 돈방석이기 때문이다. 개관 특별전 ‘마! 쌔리라! 야구도시 부산의 함성’은 3월 17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면 이 전시를 놓쳐서는 안 된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우승 트로피와 1980년대 최동원이 실제로 입었던 원정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다. 롯데의 가을 야구 진출, 이제 때가 되었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우승 트로피. 부산근현대역사관 제공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우승 트로피. 부산근현대역사관 제공

국립해양박물관의 ‘피싱:FISH 생존×예술 ING’ 기획전은 25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낚시의 변천사부터 예술 작품까지 일목요연하게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건희 컬렉션의 ‘서암화첩’을 비롯해 현대 작가의 작품까지 총 280여 점이 전시된다. 선사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사용된 다양한 어구(漁具)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국보로 지정된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낚싯바늘 거푸집을 놓쳐서는 안 되겠다. 10~11일 이틀간 3층 수족관에서는 한복을 입은 아쿠아리스트가 수족관에 들어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한복 피딩쇼’를 진행한다. 오전 11시 30분부터 15분간 볼 수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삼국 시대에 만들어진 배 모양 토기. 부산일보DB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삼국 시대에 만들어진 배 모양 토기. 부산일보DB

지난해 9월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가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상설전시실을 전면 리모델링해 ‘세계유산 가야’로 새롭게 문을 연 국립김해박물관도 설 연휴 기간에 가볼 만하다. 이번 전시에는 보물로 지정된 함안 말이산 말 갑옷 등 3723점이 출품됐다. 말 갑옷은 말의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말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쇠를 다루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11일 야외광장에서는 새해맞이 풍물놀이 공연, 1층 쉼터에서는 청룡 복주머니와 연 만들기를 비롯해 ·‘박물관 속 용을 찾아라’ 행사가 열린다. 이날 한복을 착용하거나 용띠 관람객에게는 박물관 굿즈를 선사한다. 10일, 13일은 휴무다.


가야 유적에서 나온 말의 갑옷과 투구.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가야 유적에서 나온 말의 갑옷과 투구.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부산현대미술관의 전시들이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 미처 보지 못했다면 설 연휴 기간을 활용해도 좋겠다. 소장품 전시를 위한 공간 ‘소장품섬’에서 열리는 전시 ‘존 아캄프라:공항’은 18일로 막을 내린다. ‘공항’(Airport, 2016)은 그리스의 역사와 국가 부채, 위기라는 현실을 시적이고 초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존 아캄프라는 자신의 철학을 역사적 자료, 아카이브와 스틸 사진, 직접 촬영한 화면과 음악을 조합해 강렬하고 매혹적인 이미지로 전달한다. 3~5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노래하는 땅’ 전시도 18일로 끝난다. 이 전시는 자연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의 언어를 소개한다. 토착어의 재생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인류세 위기를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아래 6개의 주제어를 만들고, 그에 해당하는 토착어와 예술작품을 짝을 지어 보여 주는 방식으로 소개한다.


‘존 아캄프라:공항’.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존 아캄프라:공항’.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