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불패’ 전봉민 누른 ‘친윤 불패’ 장예찬
부산 연제 이주환도 김희정에 밀려
동래도 1차 승리 확정 못해 ‘현역 악몽’
부산 외 지역선 현역 강세 두드러져
전직 시장 대결 울산남을 김기현 승리
울주 서범수 이겨 ‘형제 공천’ 진기록
사천남해하동 3자 경선 서천호 승리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는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부산·울산·경남(PK) 8곳을 비롯해 대구·경북(TK) 11곳 등 총 25곳에서 실시한 총선 지역구 2차 경선에서 현역 의원 탈락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부산에서만 연제와 수영 두 곳의 현역이 패했고, 동래에서도 현역이 1차에서 승리하지 못해 추가 탈락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부산 현역으로서는 ‘수요일의 악몽’이 벌어진 셈이다. 그러나 부산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현역 불패’가 이어졌다. 이번 결과가 내부 분열 방지에 주안점을 두면서 ‘감동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 한동훈표 시스템 공천에 대한 평가를 바꿀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성패가 갈린 PK 8곳은 모두 현역과 원외의 대결로 치러졌다. 우선 ‘동일 지역 3선 이상’ 현역에 부과된 15% 감산 페널티를 받은 부산진을 이헌승 의원은 무난한 승리로 4선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본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현 전 부산시의원과 맞붙는다. 초선 의원들과 전직 의원, 원외 신인이 맞붙은 ‘온천천 벨트’ 3곳에서는 현역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금정의 백종헌 의원이 21대 총선에서도 공천 경쟁을 벌인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이사장에 다시 승리해 본선에 진출했다. 부산시의회 의장 출신인 백 의원은 역시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민주당 박인영 후보와 본선에서 맞붙는다.
반면 연제의 이주환 의원은 21대 총선 경선에서 맞붙어 이긴 김희정 전 의원과의 리턴매치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후보인 이성문 전 연제구청장과 진보당 노정현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 승자와 본선 대결을 치르게 된다. 김 전 의원이 본선에서 승리할 경우 부산 여성 의원로서는 처음으로 3선 고지를 밟게 된다. 3자 경선으로 치러진 동래에서는 김희곤 의원이 1차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서지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과 결선을 치르게 됐다. 두 사람 역시 4년 전 당내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은 바 있다. 부산 수영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통하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부산시당위원장인 전봉민 의원을 꺾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두드러진 ‘친윤 불패’를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전 최고위원은 본선에서 민주당이 이 지역에 전략공천한 유동철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맞붙게 됐다.
‘전직 시장 매치’로 주목 받은 울산 남을에서는 김기현 의원이 박맹우 전 시장을 꺾었다. 김 의원은 직전 당 대표 사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설을 빚은 이후 한때 ‘지역구 재배치’까지 거론됐지만, 결국 경선 승리를 통해 5선 도전에 나서게 됐다. 울주의 서범수 의원 역시 장능인 전 대통령직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대변인과의 재대결에서 또 한 번 승리했다. 서 의원이 본선 무대를 밟으면서 부산 북강서갑에 전략공천을 받은 서병수 의원과 함께 21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 ‘형제 공천’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현역 불출마로 원외 3파전으로 짜인 경남 사천남해하동은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3자 경선에서 곧바로 승리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이날 부산에서 2명의 현역 의원이 탈락하면서 21대 총선 당시 15명이던 국민의힘 현역 중 지금까지 5명의 22대 총선 도전이 무산됐다. 교체율로 보면 33%다. 부산의 최종 교체율은 내달 초 경선을 치르는 사하을과 아직 발표가 보류된 서동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전망인데, 같은 영남권인 TK나 경남·울산에 비해 교체율이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이 쇄신 공천의 타깃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현역들이 강세가 두드러졌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생각보다 현역들이 방어 많이 한 것 같다. 신인의 벽은 있었다”면서 “신인이 도전하기 위해선 1~2년 정도 공을 들여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PK 40곳 중 국민의힘 본선 후보가 가려지지 않은 곳은 부산 4곳과 경남 4곳, 울산 3곳 등 11곳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