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신청 2주 앞인데 모집 계획 미확정, 학교 현장 혼란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달 30일 모집 정원 확정 마감
대교협 승인 거쳐 다음 달 말 공고
의정 갈등에 구체적 규모 못 정해
학생·학부모 진학 전략 마련 애로
현역 의대생 '대학 갈아타기' 관측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 속에 의과대학을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 모집정원 확정이 늦어지면서 고3 수험생과 학부모, 진학지도 교사들은 대응 전략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 속에 의과대학을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 모집정원 확정이 늦어지면서 고3 수험생과 학부모, 진학지도 교사들은 대응 전략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전국 40개 의대별 증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부와 의료계 갈등 속에 의대별 정원이 최종 확정되지 않으면서 대응 전략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의대 정원 갈등에다 무전공 전형까지 확대 시행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모집 변경 시한 2주 안 남아

정부는 지난달 20일 전국 40개 의대별 증원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치러지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각 의대에 늘어난 입학 정원을 통보했으며, 각 대학은 늘어난 입학 정원을 반영한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정부가 각 대학에 통보한 의대 입학 정원이 올해 입시에 그대로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의대들은 전공의의 집단 휴업과 의대 교수들의 의대 증원 반대 움직임이 여전한 상황에서 모집 요강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모집 정원 확정 마감 시한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전국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의과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부·학과별 정원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오는 30일까지 신청해야 한다. 신청 마감 시한이 2주도 남지 않은 것이다. 대교협은 이후 각 대학이 제출한 시행계획에 대한 검토를 거쳐 승인하며, 각 대학은 5월 말까지 모집요강을 공고해야만 한다.

■학생·학부모·교사 혼란 확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이 늦어지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반발은 점차 커지고 있다. 고3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와 진학지도 교사들은 대학 진학 전략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의대 진학을 준비 중인 고3 수험생 이동준(18·부산동고) 군의 속은 타들어 간다. 이 군은 “의대 진학을 준비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의대 정원이 최종 확정되지 않으면서 어떤 의대의 전형에 맞춰 준비해야 할지 감이 서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교사들도 진학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대 정원 확정이 늦어지면서 고3 수험생들의 진학 지도는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의대 모집 정원이 확정되지 않다 보니 학생별로 진학 가능한 대학을 정하고 준비하기 어려운 것이다.

부산 한 공립 고교 진학 지도 교사는 “의대 정원은 물론 확대 시행되는 무전공 입학전형의 인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학생별 진학 지도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모집 정원이 빨리 확정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대생 의대 응시 늘어날 수도

입시 업계에서는 의대 정원이 2000명 늘어나면서 올해 의대 입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대 입학의 문이 크게 넓어지면서 재수생을 포함한 N수생과 직장인들이 대거 정시모집에서 의대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동맹휴학이 길어지면서 유급 위기에 놓인 현역 의대생 중 상당수가 ‘대학 갈아타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학력개발원 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의대 정원이 2000명이나 늘어나면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고3 수험생은 물론 N수생, 직장인들의 응시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좋은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의대 진학 경험이 있는 현역 의대생들까지 수능에 나설 경우 의대 입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