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호흡재활 치료법] 생존율 높이는 ‘심장재활’, 선택 아닌 필수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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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가 부상 후에 회복을 위해 재활훈련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일반인도 수술을 받은 후에 걷기훈련 등 재활치료를 받곤 한다. 그러나 급성 또는 만성 질환을 앓은 후에 심폐기능의 회복을 위한 심장재활이나 호흡재활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심장재활과 호흡재활은 사망률과 직결되기 때문에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모든 심장질환 환자 보험 적용

생존율 56%↑, 재발률 28% ↓

운동치료가 핵심… 유산소 위주

폐렴 등 환자는 호흡재활해야

횡격막 호흡·입술 오므리고 숨쉬기

심장재활, 선택이 아니고 필수

심장재활이란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앓고 난 환자가 재활치료를 통해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게 도와주는 포괄적인 프로그램을 말한다.

심장재활은 왜 하는 것일까. 심근경색으로 인해 심정지가 일어나면 심장근육에 혈액공급이 중단된다. 그러면 심장근육에 괴사가 진행되는데 몸은 그 즉시 보존을 위해 동면을 선택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면 중인 심장근육에 혈액을 전달하는 것이 심장재활의 핵심이다.

협심증, 심근경색, 관상동맥우회술,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시술이나 수술이 끝난 후 반드시 심장재활을 받아야 한다. 사망률이 절반 이상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산의료원 재활의학과 이지형 과장은 “심장질환 치료 후에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잘 받으면 생존율을 56%까지 향상시키고, 재발률도 28%가량 줄일 수 있다. 심장병 환자에게 심장재활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소 생소한 심장재활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뇌졸중 환자들이 재활치료를 받는 것처럼 심장병 환자들 역시 재활치료 과정을 거친다. 심장재활은 △심장기능평가 △운동치료 △위험인자 관리교육 프로그램이 순으로 진행된다.

이중 핵심은 운동치료이다. 환자 상태에 맞는 운동을 처방하기 위해선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를 통해 심장기능평가를 실시한다.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를 통해 환자의 심폐기능을 확인할 수 있고, 시술 후 혈관이 뚫린 상태 등 치료결과까지 모두 체크하게 된다.

운동치료는 6~12주간 실시한다. 주 3회, 한번에 40~60분씩 유산소운동 위주로 실시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가운동 또는 병원에서 의료진의 모니터링 하에 운동치료를 한다. 트레드밀이나 고정식 자전거로 강도를 조절하면서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거의 모든 심장질환 환자에게 보험이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2017년 2월부터 심장재활 치료 때 보험급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심장재활을 시작한 처음 1년 동안 병원에서 받는 운동부하검사는 5번까지 보험급여 처리가 된다. 때문에 2~3달에 한 번은 병원에 방문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이후에도 1년에 1번씩 받는 운동부하 검사에 대해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호흡재활, 호흡법과 분비물 관리 교육

심장재활도 낯선 분야지만 호흡재활 역시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근골격계 질환자들의 재활치료도 물론 중요하지만 호흡재활은 생명과 직결되며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호흡재활이 적용되는 질환은 다양하다.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근육병, 경추부 척수손상, 특발성 폐섬유증 등이 대표적이다. 또 중환자실에서의 인공호흡기 적용과 기관 삽관을 실시한 후에 호흡부전이 반복되거나 호흡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때 적용이 가능하다. 폐암, 흉부·복부 수술 전후, 폐 이식 전후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들 환자는 숨쉬기가 곤란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보다 힘들게 숨을 쉬기 때문에 피로감과 우울, 작업능력 저하가 크다.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병하면 입원 기간이 늘어나고 심하면 사망의 위험도 커진다.

최우혁 과장이 가래를 제거하는 기침유발기로 호흡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제공 최우혁 과장이 가래를 제거하는 기침유발기로 호흡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제공

부산의료원 재활의학과 최우혁 과장은 “호흡 기능이 떨어지면서 가래 배출이 어려워지고 폐렴 등의 합병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호흡 재활이 중요하다. 다양한 방법과 기구를 이용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최적의 상태로 돌려주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호흡재활은 환자교육, 호흡법 및 호흡운동 교육, 기도 분비물 관리 등을 포함한다. 이외에도 심리치료, 금연교육, 기구를 사용한 흉부 물리치료, 유산소운동 등이 있다.

대개 호흡기 환자들은 호흡이 짧고 얕으며 심한 경우 내쉬는 숨이 끝나기도 전에 들이마시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가능하면 느리고 깊은 호흡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호흡법으로 횡격막 호흡과 입술 오므리고 숨쉬기가 있다.

횡격막 호흡은 흔히 복식호흡으로 알려져 있다. 호흡에 사용되는 가장 크고 중요한 근육인 횡격막을 사용하여 호흡하는 방법이다. 한 손은 가슴 중간에, 다른 한 손은 배 위에 얹은 자세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배 위에 있는 손이 앞으로 나오게, 내쉴 때는 들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호흡한다. 가슴에 올린 손은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가장 큰 호흡근인 횡격막의 근력 강화와 더불어 흉곽의 팽창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술 오므리고 숨쉬기는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천천히 내쉬는 숨을 쉬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풍선을 부는 것처럼 입술을 오므린 상태로 천천히 호흡을 들이쉬고 난 뒤 날숨을 시행한다. 기도 내 압력을 높여서 폐포까지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어, 만성폐쇄성폐질환에서 산소 공급과 폐포 확장에 도움이 되는 호흡법이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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